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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인가, 도피인가










지난 7월 28일 북한의 2차 ICBM 발사 후, 문 대통령은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할 것으로 지시(?)했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발사 당일과 전날에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할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며, 전체 사드 부지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 평가 후 사드 배치를 결정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그런데,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몰랐다는 비난이 빗발치자, 30일 청와대는, 지난 26일 대통령이 이미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서로 상반되는 발표 중 하나는 분명히 거짓말이다. 개인적으론,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 뒷북이 거짓말이라고 본다.

아무튼, 29일 새벽의 전격적 사드 배치 결정 배경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NSC를 열었을 당시, 미사일 대기권 성공적 재진입 여부, 사거리 및 발사체 중량 향상 여부를 정부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즉, 북한의 ICBM이 더욱 위협적이라고 판단하기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다시 말해, 상황이 달라진 것은 북한이 ICBM을 다시 발사한 것 밖에는 없다.

게다가 ICBM은 미국에 대한 위협이지, 우리나라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핵미사일 실질적 위협 범위 안에 있다. 즉, 전격적으로 사드 배치를 지시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 앞에서도 "절차적 정당성"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 대통령이 왜 갑자기 마음을 바꿔먹었을까?

개인적 추정은, 대통령의 즉흥적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사전에 측근과의 협의없이 대통령 독단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 전날인 발사 당일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겠다고 하였고, 미사일 발사 징후는 없다고 발표하였는데, 이걸 뒤집으면 망신을 당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왜 즉흥적으로 결정한 걸까?

아마도 우리는 모르는 미국과의 관계가 있었을 것이다.

즉, 방미 중 트럼프 대통령 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으로부터 언질을 받았을 것이다. 이를테면, 미국이 설정한 레드 라인이 무엇인지 통보받았을 것이며, 북한이 ICBM을 시험 발사하기 전에 사드를 배치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한국 정부에게 내릴 징벌(?)에 대한 언급이 있었을 수도 있다.

방미 후 돌아오자마자 발사된 7월 4일 첫 ICBM의 경우, 대기권 재진입의 성공 여부가 불분명하다거나, ICBM이 아닐 가능성 등을 들어 어찌어찌 넘어갔지만, 28일 다시 쏘아올리자, 격노할 트럼프 대통령을 진정시키기 위해 사드 배치를 전격(!) 발표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문제는 그 이후의 수습이다.

청와대 참모진 혹은 내각(국무위원)의 의견도 분분했겠지만, 모종의 의사결정체 즉, inner circle에서는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에 대해 격분했을지 모른다.

(물론 "모종의 의사결정체" 따위는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독단적 결정을 내린다고 보지 않는다.)

문 대통령이 진심으로 사드 배치를 원하는지 알 수 없지만, 참모진이나 inner circle 중에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 문제, 주민 반대, 동조 세력의 반발 등등을 이유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자들이 택한 후속 조치는 대통령을 도피시키는 것, 아니 휴가보내는 것이 아니었다 싶다.

즉, 사드 배치 결정은 발표되었으므로 미국으로부터 비난받을 소지는 사라졌지만, 진짜 배치할 의사는 없을 수 있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다.

뉴스를 검색해보면, ICBM을 쏜 28일까지도 대통령의 정확한 휴가 계획 (일정, 휴가지)에 대한 보도나 청와대 발표는 없었다.

사실 28일 자정 경 북한 ICBM 발사, 29일 사드 배치 결정에 이어 30일부터 대통령이 6박7일 휴가간다는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휴가를 가는 이유로 "모두 휴가가면 20조 경제유발 효과가 생긴다, 고용이 는다"는 말은 다 뻘 소리이다. 게다가 공무원 휴가 규정을 어긴 것 아니냐 (입사 3개월만에 연차 휴가를 썼다는 이유)는 주장에 청와대는 나서서 과거 민정수석, 비서실장, 국회의원등을 했으므로 재직기간이 6년이 넘는다며 말도 안되는 해명을 하고 있다.

그런 논리이며, 군필 공무원은 첫해부터 21일 연차를 줘야 한다. 군인도 공무원 아닌가.

게다가 휴가 내용도 이상하다.

첫 몇일만 평창에 있었을 뿐, 나머지는 휴가라기 보다는 사실상 출장 공무와 유사하다.

특히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만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은 대우조선이 인도네시아에 잠수함을 인도하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하였다. 필시 국방장관의 대통령 면담이 이미 오래전에 잡혀 있었을 것이며, 휴가 중에 휴가지에서 그를 만나는 계획은 아니었을 것이다.

인도네시아 잠수함 수출은 2차 잠수함 사업은 물론 차세대 전투기 사업으로 이어지는 매우 중요한 행사이므로, 소홀하게 생각할 수 없으며,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방한한 김에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것도 휴가 중인 대통령을.

즉, 휴가 계획은 매우 즉흥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일 정상은 미사일 발사 직후 52분이나 통화하며 대책을 논의했는데, 청와대는 "한미 정상 통화는 (문 대통령이) 휴가를 다녀온 후에"라며, "의제도 없는데 무조건 통화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하자, 일부 언론은 코리아 패싱이라며, 휴가 때문에 당사국이 미국과 통화를 미루면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만나는 건 일관성이 없다는 비난한 바 있다.

왠지 의도적으로 미국과의 대화를 피한다는 느낌이 든다.

만일, 추측대로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사드 배치를 결정했고, 이에 반발하는 자들이 사드 배치를 지연시키거나 김빼기 위해 대통령을 피신시킨 것이라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사드 배치는 마음만 먹으면 수 일내에 실전배치할 수 있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일 뿐이다.

결국 이런 식으로 또 시간을 끌며 유야무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드는 배치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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