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매스터 국가안보 보좌관, 아시아 순방국 기자단 간담회에서 중요 발언 쏟아내












지난 2일, 맥매스터 미 국가안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을 앞두고 순방 5개국 11개국 언론사와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재미있는 건, 이에 참석한 연합신문은 "전쟁없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며, 여러 기사 꼭지에서 "전쟁없이"에 방점을 찍어 보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매체들의 보도 내용은 다르다.

조선일보의 같은 기사 타이틀은 "文대통령과 군사 옵션 얘기 안하면 무책임"이었고, 중앙일보의 기사 타이틀은 “대북 군사공격 결정하면 일본에 사전 통지할 것”이었다.

미국 안보보좌관이 기자들을 불러 모아, "전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니, "전쟁없이 해결"을 언급한 건, 당연한 것 아니다.

그러나, 이번 기자 간담회의 핵심은 전쟁없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VOA의 기사를 인용하여 맥매스터 보좌관의 발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의 목적 중 첫번째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 결의를 강화하는 것".


만일 미국이 전쟁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가장 신경써야 하는 건 합법적(!) 전쟁인데, 이는 미국 헌법과 내국법에 따른 합법성도 중요하지만, 국제 사회가 인정하는 전쟁이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다.

왜냐면, 미국이 전쟁을 벌일 경우, 국제 사회가 이를 인정하고 동참할 수 있어야 전쟁의 명분이 확실해지며 미국이 정치적으로 고립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맥매스터 보좌관은, "북핵이 한국, 일본, 미국만 위협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전세계가 위협받고 있으므로 모든 나라들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문제 언급


이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운신의 폭이 넓어지며, 유엔이 공조하도록 힘을 실어줄 수 있다.

3. 중국에 대한 압박


맥매스터 보좌관은 "중국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며, "중국의 참여는 미국의 부탁 때문이 아니라,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발언했다.

이 말은 중국이 북핵 해결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중국에 불이익이 갈 것이라는 선언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 두고 한 이 같은 발언을 우리도, 중국도 바짝 신경써야 한다.

최근 중국과 관련하여 눈여겨 볼 두 가지 사건이 있는데, 하나는 북한 선박이 중국에 입항했다는 사실이 VOA에 의해 보도되었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미국 재무부가 중국 단동은행을 제재하기 위해 미 금융체계 접근 차단을 실행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북한 선박이 중국에 입항했다는 VOA 보도 내용이 사실이면 심각하게 다룰 것이라며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북한 선박의 중국 입항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어기는 행위이며, 미국은 물론 국제 사회가 중국을 비난하고 제재해도 할 말 없는 사건이 된다.

미국의 단둥은행 제재는 이미 지난 6월 말 결정된 사항인데, 이번 조치는 미 금융망에서 완전히 퇴출하는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직전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6월 당시, 단둥은행에 대한 제재 결정과 대만에 14억 달러 무기 수출 승인, 2017년 인신매매보고서에 중국을 최하위 등급인 3등급 국가로 지정하는 조치가 동시에 이루어지며 중국을 압박한바 있다.

단둥은행의 퇴출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을 실제로 집행한 사건이며, 만일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미국은 언제든지 중국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사인을 보냈다고 해석할 수 있다.


4. 전쟁을 간접적으로 언급


위에서 언급했듯, 국가안보 보좌관이 북핵 문제 해결 방안으로 전쟁을 언급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와 버금가는 발언을 쏟아 냈다.

첫째, 중국 러시아가 제안한 "쌍중단 (북한은 핵개발을 중단, 미국은 군사 훈련을 중단)"에 대해 일고의 가치가 없다는 듯, 확고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동안, 시 주석이 또 다시 쌍중단 발언을 꺼내지 못하게 할 의도로 보인다.

둘째, 미국은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의 모든 범위의 역량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면서,

군사적 행동이 취해지기 전 모두가 일치된 노력을 해야 할 때라며, 그러나, 북한 도발의 금지선을 의미하는 레드 라인을 긋지도, 북한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할지 직접적으로 예고하지도 않겠다고 발언했다.

즉, 레드 라인이나, 사전 예고없이 미국의 판단 하에 언제라도 행동 (즉, 군사적 행동)에 돌입하겠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그러면서, “일본과 미국은 함께 싸우고 있고, 일본은 모든 레벨(미국의 대북행동)에서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일본과는 이미 공조를 취하고 있고, 한국은 몰라도, 일본에게는 통보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당사국이 따돌림 받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미국 정부의 일련의 행동을 보면, 미국은 뚜벅뚜벅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1994년 식의 합의는 없다고 못박았다. 대화나 협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외교적 압력과 제재를 통해 해결책을 찾고, 동시에 무력을 통한 해결책에 대한 준비도 진행하겠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이 이런 준비를 하는 가운데, 당사자 국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정치권은 도대체 뭘하고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2017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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