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을 걷어 찬 문재인 정부
인도-태평양 (Indo-Pacific)은 과거에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합친 지리학적 개념으로나 사용되었던 용어이다.
국제정치학적 개념으로는 2007년 인도 해군 출신의 Gurpreet Khurana이 쓴 "Security of Sea Lines: Prospects for India-Japan Cooperation"에서 처음 사용되었고, 같은 해 인도 의회에서 연설한 아베 수상도 "Confluence of the Indian and Pacific Oceans"이라는 언급을 한 바 있다.
즉, 인도-태평양이란 전략적 개념은 인도와 일본에 의해 최초 발의되었고, 트럼프 대통령 이후 미국이 이를 받아 들여 미국 대외 전략 기조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 미국 연방 정부, 특히 미 해군은 인도-태평양이란 개념과 용어를 관례적으로 쓰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의 개념은 미국의 영향력을 서 태평양 즉, 동아시아를 넘어 동남아시아, 인도양 나아가 동 아프리카에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또, 중국을 포위하고 봉쇄할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일본과 한국과의 3각 동맹을 통해 동아시아를 확고하게 방어하고, 인도와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미 태평양 사령부가 배치한 성주의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로부터 미군을 보호하는 동시에,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을 한국에 배치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이 사드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한국의 사드 배치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환 즉,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며, 미국이 동 아시아에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을 중국의 지역 패권 쟁취에 방해 요소로 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을 통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에 한국도 참여하라는 한 것이며, 이를 위해 동아시아에서 한미일 군사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으로 건너간 후 인도-태평양 구상에 가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언급했다시피,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은 중국을 견제할 뿐 아니라, 이를 넘어서서 중국을 봉쇄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는 건, 중국이 아시아 지역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국제 질서를 훼손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 질서란 미국식 세계 질서를 말하는 것이다.
즉, 미국식 세계질서를 침범하고 나아서 불공정 무역으로 미국의 경제를 훼손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으므로 이를 응징하겠다는 우회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역할은 세계의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저가 생산품을 유통하여 다른 국가에서 싼 값에 공산품을 구입해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제 사회에서의 중국의 역할인 것이다.
미국은 이같은 중국의 역할을 인도에 넘겨 줄 계획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도는 중국의 인구 수를 넘겨다보는 인구 대국이며, 유럽 대륙에 버금가는 크기의 옥토를 가진 나라이며, 전세계 GDP 6~7 위의 경제 대국이기도 하다. 구매력 기준(PPP)로 보면, 이미 일본을 제치고, 중국 미국 다음의 3위에 랭크되어 있다.
또, 이미 수 년간 7% 이상의 고속 성장을 해 온 나라이며, 향후 적어도 10년은 이 같은 초고속 성장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반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6%로 꺾였으며 침체기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인도 모디 총리는 "Reform, Perform, Transform"을 정부의 모토로 하여, 하루 100 킬로미터 이상의 도로 건설, 5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송전망 건설 등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중국이 화상 네트워크를 가진 것처럼 인도 역시 전세계에 인도 이민자들의 기업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데, 인도 출신의 해외 이민자 수는 1,600 만명에 이르러 사실상 가장 많은 이민자를 가진 나라이기도 하다.
또, 자국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무려 3천개가 넘으며,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언어의 수는 800 가지이지만, 영어가 공용어인 나라이어서 영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인도 국민의 수는 매우 많으며, 영국 식민지 영향을 받아 글로벌 화되어 있는 기업과 기업인도 많고 특히 IT, 의료 등의 수준이 높은 나라이기도 하다. (전세계 의료 분야 성장율이 3% 대인 것에 비해, 인도 의료 산업 성장율은 15%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인도-태평양 구상은 미국 대외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하며, 수출과 대외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로써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로 받아 들이고 촉각을 세워야 할 사항이다.
그런데, 정부가 이를 시원하게 걷어 찬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 소득 수준이 국민당 만 불 정도면 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국민 의식 수준이 그 정도도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만 불 수준으로 끌어내리려고 노력하는 정부를 칭찬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2017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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