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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는 원숭이 집단이다











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되었을 때, 정부의 고민은 요양병원 등 의료 시설의 공급이었다. 그래서, 민간이 요양병원이나 요양 시설을 신축할 수 있도록 저리로 자금을 지원해 줬고, 결국 너도 나도 병원을 지었다. 그래서 지금은 포화 상태이다.

전국민의료보험이 도입된 89년 당시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에는 농특법에 따라 소위 의료소외지역 (거주 인구는 적고 인구 밀도가 떨어지는 농어촌 지역)에 병원 신축을 유도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자금을 지원했다.


정부의 자금 지원이라는 게 거저 돈을 주는 건 아니다. 다만, 시중 금리보다 낮은 이자로 대출해 주는 것이다.

결국 많은 병원들이 지어졌고, 개중에는 97년 IMF 위기를 겪으면서 곤혹을 치루기도 하고, 폐업을 하기도 했지만, 당시만 해도 병원장이 딴 짓만 않으면 병원을 경영해 병원이 망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었다. 결국 전국 농어촌 어디에나 병원이 들어서게 되었다.

의약분업 이후 암정책에 따라 이번에는 대형병원 위주로 병상을 경쟁적으로 늘리게 되었다. 현재 수도권은 병상 공급 과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튼 의료 공급은 전적으로 민간의 자본과 각고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비록 정부가 유도하기는 했을지언정 말이다.

복지부는 10 여년 전 단독 개원의 의원보다 서너명이 공동 개원하는 형태 혹은 메디컬 빌딩에 의원들이 입주하는 형태를 선호하며 유도하는 정책을 낸 적이 있다. 1인 의사가 근무하는 의원의 경우 의료서비스 질을 담보할 수 없고, 여러 명의 의사가 같이 일하면 서로 견제하며 질 보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김용익 전 의원은 공개적으로 300병상 미만 병원은 문을 닫아야 한다는 뉘앙스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정확한 워딩은, 앞으로 300 병상 미만의 병원은 신규 허가를 내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의료계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반발한다. 지방의 100 병상 규모의 병원은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반론의 이유였다.

널리 알려지다시피 문재인 케어는 김용익 전 의원의 기획 속에서 나왔고, 그는 차기 건보공단 이사장의 물망에 있다고 한다.

꼭 김용익 전 의원이 이 정부 아래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지 않더라도, 이미 정부의 시각은 1~200 병상 규모의 소규모 병원은 정리하고 의료 공급의 형태를 의원과 대형병원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듯 하다.

따라서, 일정 규모 즉, 300 병상 이상 규모의 병상은 지원을 강화하고 그 아래 병원은 규제하면 자연스럽게 원하는 대로 정리할 수 있다.

이미 병상과 병의원 공급은 차고 넘친다. 지금은 그 정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벌써 요양 병원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

차고 넘치므로, 칼자루를 쥔 쪽은 원하는 대로 요리할 수 있다. 처내고 싶으면 처내고 싶은 만큼, 덜어 버리고 싶으면 또 그 만큼 덜어도, 병상 부족, 병의원 부족으로 국민들로부터 원망을 듣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도 병상이 작은 병원일수록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미 소규모 병원은 부채는 크고 경영 마진은 박하기 때문에 약간의 제도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아니러니하게도 복지부가 지지했던 서너명의 공동 개원 형태의 의료기관이 가장 빨리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문재인 케어가 도입되었을 때, 정부가 가장 신경써야 하는 건 이들 병원의 도산이 아니다. 대형병원, 대학병원의 부도이다.

문재인 케어가 도입되었더니, 의원이 문 닫었다 혹은 100 병상 짜리 병원이 몇 개 폐업했다 하는 건 뉴스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병원이나 대형 병원으로 알려진 큰 병원이 경영난에 허덕이다 부도났다, 그런데 그 원인이 문재인 케어 때문이라더라 하면 이건 곤란하다.

때문에 이들 병원에 대한 지원책은 계속 나올 것이다.

역설적으로 대형병원의 경영난이 가속될 때, 비로소 의료 정상화가 거론되기 시작할 수 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의료 정상화를 위한 원칙적 진료를 고수하기 보다는 마른 수건 짜듯 쥐어짜며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령 과잉진료, 과잉검사를 하더라도 알아서 대충 눈감아줄지도 모를 일이다.

의료계는 이렇듯 조삼모사에 길든 원숭이 집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17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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