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기름을 화력발전소 연료로 쓴다”는 기사의 전모














삼겹살 기름으로 발전소를 돌린다는 코메디 같은 기사가 SNS에 배포되었다.

누가봐도 웃기는 얘기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법에는 2012년부터 500MW 이상 화력 발전을 하는 경우 사업자는 일정량의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해야 하는 의무 조항이 있다. 이를 신재생에너지 의무활당제(Renewable Energy Portpolio Standard)라고 한다. 현재 전세계 44개국이 이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발전 사업자들은 풍력, 태양광 발전 사업을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해왔다.

유사한 제도로 국내 자동차용 디젤에 바이오 디젤 3%를 섞어 판매하도록 의무화 한 규정도 있다. (브라질의 가솔린에는 바이오 에탄올 27%가 혼합되어 있다.)

한편, 바이오 디젤, 바이오 에탄올, 바이오 부탄올, 바이오 중유(벙커-C와 유사) 등의 개발이 속속 이루어지고 있어, 화력발전소에 벙커-C 대신 바이오 중유를 사용하는 안이 만들어졌고, 수년간 이에 대한 시범 사업이 있었다.

그래봐야 소량을 벙커-C유에 섞어 쓰는게 아닐까?

그렇지 않다. 제주도에 있는 100 MW 급 화력발전소에 전량 바이오 중유를 이용해 상업 발전을 한 바 있고, 울산 400 MW 발전소를 전량 바이오 중유로 운영한 바도 있다.

그럼, 그만한 바이오중유가 있을까? 고작 삼겹살 기름으로?

바이오중유를 생산하는 재료는 크게 4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피치라는 것으로 이는 바이오 디젤을 생산할 때 마지막 단계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현재 바이오중유 생산 과정에서 피치의 비중은 약 25%로 가장 크다.

두번째는 음폐유인데, 이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수거되는 기름이다. 피치 다음으로 비중이 크다.

세번째는 동물성 유지이다. 동물성 유지가 바로 삼겹살 기름과 같은 것이다. 2016년 기준 동물성 유지는 이미 2만6천톤이 바이오 디젤 생산에 사용되었고, 폐식용유 15만2천톤 역시 바이오 디젤 생산에 쓰여진 바 있다.

네번째는 FFA(Free fatty acid)이며, 바이오 디젤 원료 전처리시 생성된다.

또, 현재로는 바이오 중유 생산에 필요한 원료 절반 가량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되는 바이오 중유의 양은 2017년 약 50만톤이다. 바이오 중유 생산능력만으로 따지면 총 벙커-C 소비량을 능가한다.

이번에 개정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규칙은 단지, 바이오중유를 발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석유대체연료로 인정 (합법화)하는 신설조항을 만드는 것이다.

바이오 중유 사용의 잇점 중 하나는 바이오 중유 사용으로 태양광 등을 설치하지 않아도 신재생에너지 의무활당제를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기사에 대한 소회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다.

일반 독자들이 정부를 비웃는 건 물론, 언론이 얼마나 정부가 미우면, 당연히 해야하고, 하면 좋은 입법에까지 삼겹살 기름 운운하며 정부를 조롱하는지...

하는 불신 말이다.



2018년 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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