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군사옵션 카드를 꺼낼 때 고려할 것.
이춘근 박사가 제시한 여러 변수는 사실 “고려해볼만한” 변수이지만, 정작 미국이 군사 옵션 카드를 꺼낼 때 고려할 것은, 미국의 군사력이나 북한의 방어력은 아니다.
심지어 전쟁으로 야기될 한국의 피해나, 뜯어말릴 한국 정부의 태도도 아니다.
미국이 군사 옵션 카드를 꺼낼 때, 가장 고려할 것은 주변국의 태도이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이 전쟁에 어떤 스탠스를 취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반도 국지전으로 끝날지, 세계 3차 대전으로 확전될지가 이 변수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애써 시진핑을 끌어안으려고 하고, 러시아에 유화 제스처를 취하는 이유, 수 차례 반복해서 중국에 여러 번의 기회를 주었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중국의 참전 명분을 없애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은 개전 전에 중국과 협의하는 모양새를 취하며 중국의 참전을 막으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수 차례 반복하여 미군이 북진할 경우, 참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결코 전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바보가 아니다. 러시아 역시 마찬가지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원하는 것은 “혈맹”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동북아 정세를 뒤흔들 한반도 전쟁에서 자신들의 이득을 취하는 것이다.
중국의 이런 공갈은 자신들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깔아놓는 포석일 뿐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가장 꺼리는 건, 미군이 주둔하는 한국 (혹은 통일 한국)과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한껏 자기 카드를 부풀려 블러핑한 후 전쟁을 시작하려는 미국과 막후 딜을 할 것이 분명하다.
미국의 한반도 전쟁을 눈감아 주는 댓가로 무언가를 요구할 것이다.
미국은 세계 3차 대전을 막기 위해 딜에 응할 것이다.
그 딜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핵 위협의 제거이므로, 핵을 제거하는 조건으로 북한에 중국의 위성 국가를 세워줄 수도 있다.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 민족으로는 최악의 가정이 된다.
어쩌면, 북한을 분할하여 중국과 미 연합국이 나뉘어 통치할 수도 있다. 이 역시 우리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만일 이 시기에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과 같은 위인이 있었다면, 북진 통일을 강력히 주장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대통령은 문재인이다. 국민들 사이에 통일을 염원하는 목소리도 작다. 오히려 통일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국민들도 적지 않다.
그러니, 북한을 분할하던, 아니면 중국 어용 국가를 세우든 큰 반발없이 넘어갈 수도 있다.
내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 이 지점이다.
북한의 핵 위기는 뒤집어 보면, 한반도 통일의 기회이다.
그런데, 그 통일의 기회가 이렇게 허망하게 날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한편, 만일 북한이 먼저 도발하고, 미국이 이를 막기 위해 전쟁을 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북한의 도발에 남한이 피해를 보고, 주한 미군이 자연스럽게 참전할 경우, 한반도에서의 미군이 벌이는 전쟁에 중국이 가담하기는 어렵다. 북한의 무력 도발을 국제 사회가 한 목소리로 비난하게 될텐데, 중국이 북한 편을 들어 줄수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배후에서 전쟁 물자 등을 공급할 수는 있을 것이다.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여러 국지전에 러시아와 중국이 뒤를 봐준 형태와 유사하다.
그러나, 이 역시 제약이 있으며, 만일 중국이 공개적으로 북한을 지원할 경우, 중국은 국제 사회와 전쟁을 해야 한다. 그 결과는 뻔하므로 그런 바보 짓을 할리는 없다.
때문에, 미국이 계속 시간을 끄는 이유가 북한의 무력 도발을 기다리기 때문인지 모른다. 현대전에서 미국이 먼저 침공한 건 이라크 전쟁 뿐이었다.
그렇다고 미국이 무한정 인내하며 시간을 끌지는 않을 것이다. 소모되는 시간과 미국에 가해지는 위기는 비례하기 때문이다.
2017년 9월 19일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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