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은 위기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한 반론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국가적 주요 아젠다로 대두되면서, 새삼스레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최근 싱글세니 신혼부부 임대주택이니 하는 이야기들이 나오자, 이에 대한 반발과 반론이 제기되었고, 급기야, "저출산 망국론"을 정면 반박하는 기자의 논평이 실렸다.

저출산 위기가 과장되었다는 새로운(?) 시각인데, 이 주장이 옳고 그르고 떠나 한번쯤 생각해 볼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출산 고령화 위기론자들의 주장은,


1) 노동인구 감소로 산업이 위축되고,
2) 덩달아 소득세/법인세 감소로 이어져, 세수 마련이 어렵고
3) 소비 인구 역시 감소하므로, 내수가 위축되는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과,

4) 노동인구가 급증하는 고령인구의 생계를 책임지게되는 이중고를 겪게 될 것이다라는 것이다.

반면, 이를 반박하는 동아일보 기자의 주장은,

1) 최근 산업구조는 자동화, 기계화되어 노동인구 감소가 산업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며,
2) 실질 실업율을 볼 때, 여전히 취업을 원하는 인구는 많고,
3) 우리나라의 높은 인구밀도로 볼 때, 인구가 더 줄어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라는 것이며,
4) 역사적으로 볼 때도 인구가 급감할 때 오히려 일인당 국민소득은 증가했고, (당연하겠지, 인구 수가 줄어 분모가 작아지니...) 근대 이후 인구가 줄어 망한 나라는 없었다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위기론자들의 시각에서 볼 때, 이 기자의 주장은 그야말로 '무식'한 주장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타박하지 말고 이런 다른 시각의 주장도 한번쯤 생각해 볼만하겠다.

미리 결론을 내리자면, 기자 주장대로, '어느 정도' 인구가 주는 건, 충분히 감내하고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으며, 그 어느 정도까지는 기자의 주장대로 오히려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행복도가 더 늘어날 수도 있지만, 그 '어느 정도'를 넘어서게 되면, 재앙이 다가 올 것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그 '어느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게 모르고 있고, 그 어느 정도가 얼마나 빠르게 다가올지 아무도 추정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시기보다 훨씬 더 빠르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증가율은 조사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2013년 CIA 자료에 의하면, 0.16%의 인구 증가를 보여, 230여개 국 중에서 183위를 기록하고 있다. UN이 발표한 세계 평균 인구 증가율은 1.17% 수준이다.

아시아 국가 중 우리나라보다 낮은 인구증가율을 보인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며, 일본은 -0.13% 증가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인구가 줄고 있는 건 일본뿐이 아니라, 독일, 그리스, 오스트리아 등 다수의 유럽 국가들 역시 마찬가지이며,

또 우리나라 세수 구조를 볼 때, 세수에서 차지하는 소득세 비중이 다른 나라에 월등히 적고, 그나마 고소득자들이 내는 세수가 월등히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노동인구의 감소로 세수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소득세 기준 2011년 GDP 대비 세수 비중을 보면, OECD 평균은 8.5%, 우리나라는 3.8%. 소비세를 기준으로 보면, OECD 평균은 11%, 우리나라 8.1%로 역시 낮음)

따라서, "아직은" 저출산이 나라를 위태롭게 할 수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저출산으로 단지 인구가 줄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구는 줄고 고령인구는 늘어나는 고령화가 문제인데,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일본을 넘어서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고령화는 단지 전체 인구 중 고령인구의 비중이 얼마나 많으냐가 문제가 아니라, 그 속도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왜냐면 점진적인 고령화는 사회가 그 충격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사회구조를 바꾸어갈 수 있는 시간을 주지만, 급격한 고령화는 그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예를 일본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 일본의 경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데 24년, (프랑스는 114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12년 (프랑스는 40년)이 걸린 반면, 우리나라 경우 19년, 7년으로 지나치게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것이다.

고령인구가 늘어날 경우, 의료비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이들을 돌봐야 하는데 막대한 세원이 투입되기 때문에, 결국은 이 부담을 비고령인구가 떠안아야 한다는 문제의 핵심이 있다.

때문에, 미리 이를 대비해야 하며, 그 방안은 단지 출산을 장려하는 것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정부 재정을 좀 더 건전화하여야 하며,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관리 대책을 강구해야 하고, 사회 구조를 개편하여 고령화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앙일보 기자처럼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아서는 안되며, 싱글세, 신혼부부 주택 임대처럼 지엽적 문제로 국민을 호도할 일도 아니며,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국민 의식을 개편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대책 마련에 동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많은 보수론자들이 보편적 복지에 반대한 이유 역시, 한정된 재정으로 보편적 복지를 추구할 경우 실제 사회 보장을 필요로 하는 계층이 오히려 손해를 보고, 정부 재정 부담이 가속화되어 재앙을 초래할 것이 불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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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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