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왜 또 북한에 가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곧 북한을 다시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폼페이오의 4번째 방북이다.
지난 8월 23일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방문 계획을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그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은 1) 비핵화가 ‘충분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2) 대중 무역 분쟁으로 중국이 이전처럼 비핵화 절차를 돕지 않는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만류한 바 있다.
그럼, 이번 방문은 이 두 가지가 해소되었기 때문일까?
지난 8월과 달리 지금은 북핵 문제의 변화가 있는 걸까?
먼저, 이번 폼페이오 장관 방북은 김정은의 공식 초청에 의한 것이라는 걸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지난 3번의 방문은 아니었다.
북한이 말하는 초청의 명분은 미북 정상회담에 관한 조율과 싱가폴 정상회담 합의 사항에 대한 추가 진전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차기 미북정상 회담은 북이 원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김정은이 내놓을 무언가가 있지 않는 이상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정은을 만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진정코 차기 미북정상 회담 준비를 위해 국무장관을 초대한 것이라면, 북한은 또 무언가 꺼낼 것이 있다고 봐야 한다.
만일 북한이 말하는 "추가 진전 사항"이 그것이라면, 이를 미리 폼페이오 장관에게 확인시키기 위해 불렀을 것이다.
그렇다면,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서 할 일은 북한이 꺼내려는 카드가 무언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종전처럼, 핵실험장 폐기, 영변 핵시설 폐쇄 정도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지금 미국이 원하는 건, 핵시설과 핵무기에 대한 상세 리스트이다.
따라서, 폼페이오 장관이 만일 이 리스트를 확인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 올 경우, 미국 여론은 또 다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거세질 것은 물론, 북핵이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것을 확정하게 될 것이다.
이 경우 민주당은 물론 미 의회의 대북 강경 발언은 더 높아질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못 이기는 척 대북 제재를 더 조이고 무력 시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만일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핵 사찰 리스트를 주겠다는 구두 약속을 하고 이를 빌미로 2차 미북정상회담을 제안할 경우 또 시간은 늘어지고,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리스트를 건네 받을 경우, 이를 확인하기 위한 시간이 또 필요하므로, 이런 교착 상태는 연말을 넘길 수도 있다.
이로써 북한은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시간이 없는 건 미국이 아니라 북한이며, 미국은 오히려 북한의 진의를 밝히는데 내년 초까지 시간을 쓰겠다고 할 수도 있다.
왜냐면,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은 더욱 궁핍해지고 궁지에 몰리게 되고, 미국은 더 우월적 위치에서 협상할 수 있으며, 만의 하나 외교적 노력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무력 시위는 겨울을 피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중 무역 대결 결과 미국이 중국을 꼼짝 못하게 붙들어 놓지 못할 경우, 북에 대한 무력 사용은 쉽지 않으며, 이 또한 시간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북한은 서두르려고 하고, 미국은 시간을 끌려고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모든 의문의 답은 1 주일 안에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다.
2018년 10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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