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어떤 '처벌'을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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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말 카쇼기 살해 사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에 출연해 이 사건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말했다.







첫째, 자신과의 통화에서 사우디 살만 국왕이나 실권을 가진 왕세자 빈 살만은 이 사건을 전혀 모른다고 부인했다.

둘째, 사건 진상을 모르는 체, 추정해 사우디 왕가를 비난하지 않겠다.

셋째, 그러나 만일 이 사건의 배후가 사우디 왕, 특히 왕세자 빌 살만일 경우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하겠다.

이때 앵커는 "사우디와의 무기 계약을 취소할 것이냐?"고 묻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나 러시아도 사우디에게 무기를 팔고 싶어한다. 그러나 우리가 계약을 따 냈다. 그걸 왜 포기하겠는가? 처벌은 다른 식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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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세계 각국과 미국 조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미국 언론들을 왕세자 빈 살만이 배후라는 걸 캐기 위해 사건의 단서를 파헤치고 있다.

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폭스뉴스에서 "빈 살만은 정신분열증에 제정신이 아니며 매우 위험한 인물"이라며 "그는 왕권에서 축출돼야 하고, 미국은 사우디를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얼마 전 사망한 존 매케인 의원의 절친이 강경파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잠재적 경쟁 상대이기도 하다.

다른 중진 의원들도 이 사건의 살해 배후에 사우디가 있다는 건 의문의 여지가 없으며, 사우디에 무기 수출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사건의 진위와 관계없이 예단하여 '정신분열증', '축출'과 같은 과격한 용어를 사용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또, 이 사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보려는 일부 언론의 시도 역시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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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사우디는 혈맹이나 동맹 관계라기보다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에 더 가깝다.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이지만, 사우디는 왕정 국가이다.

왕정이란 군주 1인이 주권을 갖는 것이며, 국민이 주권을 갖는 민주주의의 반대 편에 있다. 한 마디로 독재 국가란 의미이다. 파충류와 조류처럼 미국과 사우디는 태생부터 정치 이념과 통치 방식이 다르지만, 악어와 악어새처럼 서로의 필요에 의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필요함"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기에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 필요함이 사라지면, 그 관계도 사라진다.

사우디가 미국에 내세울 수 있는 건 유가 조절 능력을 포함한 석유 자원, 사우디가 보유한 미국 채권과 자금력, 수니파 종주국의 지위, 아랍권의 지정학적 국제관계적 우월적 위치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미국의 대 중동 전략의 동반자가 될 수 있으며, 미국에 투자하거나 수입 교역국의 역할을 할 수 있고, 석유라는 무기를 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때, 사우디는 1,100 억 달러 (약 125조) 규모의 무기 (주로 사드)를 포함해 3,500 억 달러(약 400조) 에 이르는 투자 계약을 해 주며, 여실히 "필요함"을 과시했다.

사우디가 이렇게 통 크게 베팅을 한 이유는 사우디 역시 미국에 대한 "필요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 필요함이란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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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우디는 안팎으로 많은 위기에 처해 있다.


<관련 자료>



그 핵심적 위기는 바로 왕정의 위기이다.

현대 사회에서 왕정은 위태로운 통치 체제일 수 밖에 없다. 자유 시장 경제에서는 민주주의가 보편적 이념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왕권을 보호하고 왕정을 유지하기 위해 발버둥칠 수 밖에 없다.

사우디 왕정을 위협하는 요소는 매우 많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 협상을 통해 시아파 맹주인 이란에게 힘을 실어 주어 아랍에서 힘의 균열이 온 것도 사우디에게는 위협 요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상을 파기하고 또 다시 이란을 제재해 힘을 뺀 건, 아랍권에 또 다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주어, "우연히도" 사우디에게는 매우 큰 힘이 되었다.

2011년 아랍을 휩쓴 아랍의 봄도 왕권을 위협한 요소이다. 사우디 국민들이 예전같지 않아진 건 민주화 열기가 스물스물 꿈틀거리기 때문이다. 이를 잠재울 수 있었던 건, 다양한 복지 정책들이다.

그러나 수년 전 전 미국 셰일 가스로 인해 야기된 유가 하락은 사우디 국가 재정을 위협하게 되었고, 그 결과 사우디 왕가의 통치 권력이 위협받기도 했다.

또, 사우디 왕가는 최근 왕권을 놓고 대혈투를 벌인 바 있다.

사우디 초대 왕 압둘아지즈 이븐 사우드 이후 제 2대 국왕부터 현 7대 국왕까지는 모두 이븐 사우드 국왕의 아들로 이루어져 왔는데, 현 살만 국왕은 2015년 즉위 직후 다음 왕으로 지명된 이븐 사우드 초대 왕의 35번째 아들이자 자신의 동생인 왕세제 무크린 빈 압둘아지즈를 폐위시켜 버리고, 자신의 조카 무함마드 빈 나예프를 왕세질로 정한 바 있었다. 왕세질은 살만 국왕의 어머니가 낳은 8 형제 중 세번째 형의 차남이다.

초대왕의 아들들로 왕권을 이어가는 전통이 파기된 것이며, 왕권의 권위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1년만인 2016년, 이번에는 빈 나예프 왕세질을 감금 협박하여 스스로 왕세질 지위를 내놓도록 압력을 넣어 폐위시키고 자신의 아들 빈 살만을 왕세자로 정했다.

물론 이 모든 공작의 실질적 지휘자는 빈 살만 왕세자로 보인다. 살만 국왕은 82세로 고령이며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현재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는 33세에 불과한 빈 살만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즉, 너무 어린 실질적 통치자는 자신의 권위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기를 원하며 특히 미국이 자신을 실질적 사우디 지배자로 인정해 주길 원하고 있다. 미국이 인정한 통치자라면 국민들도 수긍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동시에 그는 왕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위협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서, 사우디 왕권에 도전하는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거나 국민들의 자유 의지 욕망을 달래기 위해 파격적인 결정 (이를테면, 여성의 자동차 운전 허용과 같은)을 하기도 하며, 한편으론 미국의 '필요함'을 얻기 위해, 3,500 억달러 대미 투자 결정도 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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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자말 카쇼기 같이 왕가를 직접 공격하여 왕권을 흔드는 언론인은 눈의 가시일 것이다.

그렇다해도 이번은 너무 나간 것이다. 물론 이를 빈 살만 왕세자가 지휘한 것이 사실이라면 말이다.

자, 그럼 이 사건은 어떻게 전개될까?

이 사건에도 불구하고 빈 살만 왕세자가 미국에게 '필요함'을 증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적당한 선에서 덮고 넘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무고(?)한 한 언론인이 비록 헛된 죽음을 당했지만, 어찌보면 그건 사우디 내부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적어도 미국인의 희생은 아니다.

국제 관계에서 '국가간 정의'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추측컨대, 빈 살만은 잘못된 충성심을 가진 어떤 이 혹은 이들이 우발적, 충동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그들을 희생양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적당한 선에 제재를 가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받는 선에서 종결 지을 수도 있다. 어쩌면 이면 계약을 원할지도 모르며, 그 때문에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서둘러 사우디를 방문했을 수도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강제로 폐위된 왕세질 즉, 빈 나예프를 옹립하는 것이다.

빈 나예프는 FBI에서 4년간 대테러 보안 교육을 받았고, 다시 영국 경찰청에서 3년간 대테러부대에서 훈련을 받은 바 있는 친미, 친서방파 왕족이므로 그에게 힘을 실어 주어 반정을 일으키고 사우디를 민주화 시킬 수도 있다.

물론 이건 상상 속의 이야기이다.



2018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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