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1월 21일. "우한 폐렴과 메르스"
중국 정부는 지난 20일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218 명이라고 밝혔다.
4일 전인 16일에는 45 명이라고 발표했으니 4일 만에 4배가 넘게 늘어난 것이다. 사망자도 2명에서 4명으로 늘었고, 중국내 발생 지역도 우한은 물론, 1200 km 떨어진 북경, 상해, 광둥성으로 넓어졌다.
같은 날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서도 확진 환자가 있다고 확인했다.
우한 폐렴은 여러 면에서 메르스와 유사하다.
첫째, 우한 폐렴과 메르스 모두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경우, 야생 박쥐에 있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낙타를 매개로 종의 벽을 넘어 인간을 감염시킨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로 DNA 바이러스에 비해 좀 더 쉽게 변종이 생길 수 있다.
우한 폐렴 바이러스의 경우도 동물을 모체로 하던 바이러스가 변종되어 인간을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둘째, 철저하게 통제되는 사회에서 발생했다.
처음 메르스가 발병했을 때, 사우디 정부의 메르스 대처는 형편없었다. 사우디의 보건 의료 수준이 이 같은 신종 전염병을 대처할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왕정 국가라는 특징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우디 보건부는 역학 조사는 고사하고, 질병 통계도 제대로 내지 못했고, 은폐하기에 급급했다. 결국 사우디 보건부 장관과 차관이 경질된 후에 조금씩 사실이 드러났다.
중국의 통계도 믿을 수 없다.
중국과 같은 전체주의 국가 역시 질병 수준을 감추고 은폐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많은 연구기관이 그렇게 의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염병의 확산 속도를 예측하고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셋째, 신종 전염병이다.
메르스와 우한 폐렴은 모두 brand new 호흡기 감염병이다. 질병의 패턴을 알기 쉽지 않다.
메르스가 국내에 창궐할 당시 전염 경로를 두고도 말이 많았다. 당시 감염학자들과 정부는 2차 감염은 없다느니, 공기 감염은 없다느니 하면서 일을 키웠다.
결과적으로 메르스는 2차 감염은 물론 3차 감염 환자도 발생했으며, 치명적이었고, 비말 감염은 물론 공기 감염이 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치사율이 낮고 감염자가 많지 않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했다. 그러나, 국내 경우 186명이 확진되고 38명이 사망 (치사율 20.4%) 했다.
일각에선 38 명 사망이 뭔 큰일이냐, 독감이나 결핵 사망자가 훨씬 더 많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만일 수 천명을 강제 격리하고,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헌신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면 186명의 감염으로 끝났을까?
메르스나 우한 폐렴은 신종 전염병이니 예방약은 없고, 치료제도 마땅치 않다는 공통점도 있다.
우한 폐렴이 메르스와 유사하다는 건, 최악의 경우 메르스처럼 outbreak이 생기고, 국민들은 왜 자신이 전염병에 걸렸는지 모르는 체 희생되고, 그럼에도 학자들은 뻘 소리를 해대고, 정부는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며, 결국 우한 폐렴 환자를 발견한 어느 병원을 희생양 삼아 죄를 뒤집어 씌우고, 전국 의료기관과 의료인들만 똥물 뒤집어 쓴 것처럼 개고생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르스 때 그랬으니... 말이다.
2020년 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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