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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2321호의 의미








가정해 보자.

만일 광화문 촛불 시위가 과격 폭력 양상을 띠고, 마침내 군이 출동하여 시위대에 대한 무력 진압을 하고, 이에 따라 사망자가 생긴다면, 국제 사회는 이를 비난할 것이며, 우리 정부를 비민주적 독재 정권으로 간주하고, 대한민국에 대한 경제 제재 등 압박을 가할 수 있다.

물론, 이 때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한국 정부가 친미 정부냐 아니냐가 될 수도 있다. 만일 반미 정권이고, 독재 정부로 간주되고, 내란에 의해 무고한 국민이 희생되고 있다면, 정권 교체를 위해 유엔은 군대를 파병할 수도 있다.

이처럼, 국제 사회는 자기 기준에 따라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고 제재하여 왔던 기록이 다수 있다.

그러나 이건 사례를 든 것일 뿐, 박근혜 정부가 반미 정권도 아니며, 현재 내란이 발생한 것도 아니며, 폭력 시위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군이 강경 진압한 것도 아니다.

실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의 질문에, 민주 국가의 국민은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있으며, 이는 민주주의의 한 방식이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시위는 대한민국 국민과 정부가 풀어갈 문제일 뿐, 미국이 간섭할 사항이 아니라고 명백히 선을 그었다.

그런데, KBS는 이를 두고 미국 정부가 한국의 촛불 시위를 지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명백히 악의적 오보라고 할 수 있다.

국제 사회는 이처럼 어느 국가의 독재 행위와 탄압에 대해서도 압박을 가하지만, 모든 회원국들이 일사분란하게 제재를 가하는 건, 바로 핵 개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NPT 가 공식 인정하는 핵무기 보유국을 제외한 인도, 파스키탄, 이스라엘이 핵을 개발하고 핵무기를 보유하는 과정에서 이들 나라는 모두 유엔에 의해 제재와 압박을 받은 바 있다.

이란이 30년 넘게 경제제재를 받아 경제가 파탄난 이유도 이란이 핵개발을 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어느 특정 국가가 핵무기를 개발할 때, 국제 사회가 이를 중지시킬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은 사실 경제제재와 전쟁외에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1월 30일 유엔 안보리는 ‘드디어’ 북한에 대한 새로운 경제제재안인 결의안 2321호를 의결하였다.

‘드디어’라고 하는 건, 이 결의는 지난 9월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을 한 것에 대한 보복인데, 핵실험 후 82일 만에 채택된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지난 1월 6일에 있었으며, 한국 정부는 2월 10일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선언했고, 유엔 안보리는 57일 만인 3월 2일 제재 결의안 2270호를 채택한 바 있으니, 거의 한 달 이상이 더 늦어진 것이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로 연기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1) 이번 제재결의안 채택은 왜 이렇게 늦어졌을까?


한 마디로 말하자면, 중국의 반대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제재 결의안 2270호로 만족스러운 북한 경제제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실제, 신의주를 통한 무역은 아무 문제없이 이루어졌고, 북한의 장마당 역시 활발하게 돌아갔다. 김정은이 경제제재로 충격받았다는 이야기도 없다.

따라서 좀 더 높은 수준의 제재 방안을 발동하고 싶었지만, 이를 중국이 동의하지 않은 것이다.

미국의 이번 방안은 북한의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시키는 것이었다. 따라서 제재안 2270호에 포함된 석탄 수출의 경우 “민생 목적의 경우 예외로 한다.”는 단서 조항을 없애고 싶어했다. 그러나 중국은 결사 반대했고, 결국 북중간 교역을 완전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교역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틀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채택된 결의안 2271호에 의하면,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에서 ‘민생 목적’의 석탄을 수입할 때 매달 거래 내역을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해야 하며, 대북제재위원회는 각국이 제출한 수입 석탄 규모와 환산 가치를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갱신하게 된다.
또, 연간 수입 허용치의 75%, 90%, 95%에 도달할 때마다 모든 회원국들에게 통보한 뒤 수입 중단을 요구하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 북한의 해외 노동자 송출에 대한 제재안과 그 밖에 소소한 제재도 포함하고 있다.

사실 유엔 안보리의 이 같은 경제제재안으로 북한이 얼마나 충격을 받을지는 의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중 마지막 경제 제재안이 될 가능성이 확실한, 이번 유엔 경제 제재안 통과에 매우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 오바마 대통령의 선물


사실 이번 경제 제재안은 오바마가 북한에 주는 마지막 선물일수도 있다. 왜냐면, 앞서 이야기한대로 핵개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 방법은 경제 제재 아니면 전쟁이기 때문에, 무력에 의한 제재를 회피하여 김정은 정권의 생명을 연장시켜 준 것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핵개발을 하고 있다고 의심받고 있는 또 다른 나라 즉, 이란에 대해 어떤 조치와 대응을 했는지 보면, 그의 불법 핵개발국에 대한 관점을 알 수 있다.

이란 역시 핵 농축 및 개발등으로 지난 1979년부터 무려 37년간 경제 제재를 받아온 나라인데, 별거 아닌 조건을 받아들여 주며, 지난 1월 17일 경제제재를 풀어 주었다.

이스라엘은 물론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은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맹비난을 가했고, 미국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강했다.

올해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과 마찬가지로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는 것에 대해 검토하고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한 바 있다.


3) 중국은 왜 동의했을까?


중국이 결국 경제 제재안에 동의를 하였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제재안이 지난 4차에 비해 거의 한달이나 늦어진 배경은 중국이 줄곧 제재안을 반대하였기 때문인데, 중국이 이를 반대한 것은 북한으로부터 석탄을 수입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 물론 아니다.

또 북한의 석탄 수출 금지가 김정은에게 뼈아픈 충격이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만, 중국은 북한의 편에 서서 김정은 체제를 옹호하고, 한편으로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 (즉, 경제 제재)에 마냥 끌려가지는 않겠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생각을 바꾼 이유는 차기 행정부 즉, 트럼프 행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동맹국의 입장을 걷어찰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혹은, 중국과 미국과 모종의 합의를 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얼마 전 대만 언론은, 중국 정부가 김정은 정권을 교체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북한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선별적 타격을 용인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만일 트럼프 행정부가 북폭을 감행한다면, 주변국 특히, 중국과 러시아와 사전에 조율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또, 미국이 원하는 것은 김정은의 제거나 북한의 정권 교체가 아니라 북핵에 대한 리스크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북핵에 대한 리스크 제거는 곧 김정은의 제거라는 등식을 확고하게 믿고 있지만, 정권의 공백이 나중에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미국의 경험이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쨌든 이번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만장일치 채택을 놓고, 중국이 북핵 사태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이거나 미국과 어느 정도 공조를 취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을 할 수 있다.

또, 지난 4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안을 채택 했을 때, 막판에 러시아가 시간을 끈 바 있어, 이번에도 미중간 합의 이후 러시아가 제재안을 반대하지 않을까 우려 했으나 의외로 러시아는 검토 하루 만에 동의를 하였다고 한다.

이번 2321 호 제재 결의안의 의미를 정리하자면, 결의안이 포함하고 있는 제재 방안보다는 그 결의에 이른 과정과 배경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데, 첫째, 이 결의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준 마지막 선물이 될 것이라는 것, 그러나 트럼프 차기 대통령도 같은 선물을 줄 것인가는 의문이다.
둘째, 중국의 태도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닌가 조심스레 예측할 수 있다는 것,
셋째, 한반도 문제를 놓고 러시아는 미국과 대립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며,
넷째, 만일 북한이 또 다시 핵실험을 했을 경우, 국제 사회가 쓸 수 있는 대북 경제제재안은 더 이상 없어 보인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또 다시 도발할 경우, 무력 대응에 대한 명분이 강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2016년 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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