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경제의 필요성과 당위성... 주장은 있으나 맥락은 없다







2014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GDP는 2만8천 불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3만불을 가볍게 넘기고 30-50 클럽에 가입할 것이라고 한다.


30-50 클럽이란, 1인당 GDP가 3만불 이상 (more than 30 thousand), 인구가 5천만명 이상 (more than 50 million)인 국가들을 의미한다.

현재 30-50 클럽에 가입된 국가들은,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태리 등 선진국이며 우리나라가 가입할 경우 7번째라고 한다.

사실 우리나라는 이미 공식적으로 인구 수가 5천만명을 넘어선 2012년 이미 20-50 클럽에 가입했는데, 이 역시 7번째이고, 우리나라를 제외한 6개국은 30-50에 가입되었다는 바로 그 나라들이다.

그러나 20-50 클럽이니, 30-50 클럽이니 하는 것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용어인지 사실 불분명하다.

또 올해 우리나라 GDP가 28,000 불을 달성한 것은 달러 강세와 원유가 인하의 덕도 크기 때문에 온전히 우리 힘으로 이룬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러나 아무리 이렇게 저렇게 평가절하한다고 하여도, 지금의 업적이 놀라운 것 또한 사실이다.

1950년 초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 1인당 국민 소득은 60달러 수준이었고, 1백불을 넘긴 건 1965년에 이르러서이다. 우리나라가 북한을 앞지른 건 1969년 부터이다. 그 전에는 남한이 북한보다 더 가난했다.

북한을 앞지를 수 있었던 건, 가발, 섬유, 봉제 등 경공업 산업을 일으킬 수 있었기 때문인데, 이 산업은 봉직 공장 여공들 같은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전태일 열사가 노동자의 노동 환경 개선을 주장하며 분신 자살한 해가 바로 1970년이다.

아무튼 일인당 국민소득 100불도 안되었던 나라가, 여자들 머리를 잘라다가 가발을 만들어 수출하고는 그걸 산업이라고 불렀던 가난한 나라가 불과 50년만에 300 배 성장을 했다는 건, 그건 가히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처럼 가내 공업과 경공업을 거쳐 중화학 공업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성장(산업화)해 왔고, 또 그렇게 할 것이다.

우리는 30-50 클럽의 다른 나라들이 수백년에 걸쳐 온 산업화의 과정을 불과 50년 만에 따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그게 가능한 건, 다른 나라의 전철을 밟아 갈 수 있었고, 그들의 시행 착오를 회피해 갈 수 있었기 때문이며, 이런 가운데 우리는 "무조건 따라하기"에서, 철저히 "우리 식으로 바꾸어 하기"를 반복하며 기술력을 길러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성장하는 사이, 언젠가부터 일부 산업이나 일부 제품에서는 더이상 "따라 하기"를 할 수 있는 나라들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반도체가 그러하고, 조선 산업이 그러하다.

그 외에도 중소기업 상품 중 세계 1위를 하는 일류 상품 또한 적지 않다. 대체로 100 여개 이상의 상품에서 국산 제품이 이미 세계 1위를 한다고 한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이제까지는 남의 나라 "따라 하기"로 안정적인 성장을 해 왔는데, 즉, 남이 오가며 다져 놓은 길을 편안하게 따라 왔는데, 앞으로는 밀림을 개척하며 길을 뚫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건 남을 따라 하기 보다 몇 곱절 더 힘들고 어려운 것이다.

"밀림을 개척하며 길을 뚫어가는 것"은 전에 없었던 전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즉,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것이다.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

가능하다.

우리는 이미,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만들어진 모바일 시장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시장을 보았고, 아이폰/아이패드를 코어(core)로 돌아가는 새로운 생태계를 보았다.

스티븐 잡스의 작품이다.

그는 과거 애플 컴퓨터와 맥킨토시라는 개인용 컴퓨터로 전혀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었고, 세계 문명을 바꾸어 놓았던 전력이 있다.

애플 컴퓨터나 아이폰, 아이패드는 모두 인류에게 혁명과 같은 충격을 가져다 준 제품이지만, 이들은 모두 스티븐 잡스가 발명한 것이 아니라는 특징도 있다.

스티븐 잡스가 한 것은, 개인용 컴퓨터, 모바일 기기의 새로운 비전과 가능성을 보고, 확신하고, 그걸 새롭게 재창조하여 널리 퍼트렸을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 경제란, 이런 것이다. 아니 이런 것이어야 한다.

세계 일류에 서기 시작하는 순간, "따라 하기"를 벗어 던지고, 새로운 시장을 <창조>해야 하며, 그것이 바로 창조 경제이다.

이 같은 창조 경제는 창조적 창의성과 자유분방함, 유연한 사고를 가질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틀에 갇힌 교육이 아니라, 창조 경제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창조 경제에 대한 주장만 있을 뿐, 그것의 맥락이 없다.

집권 3년차인 지금도 창조 경제의 필요성, 당위성에 대해 논란이 여전하고,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이 부지기수이고, 단지 새로운 기술 개발, 창업 지원이 그것의 전부인양 생각하는 공무원이 태반인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이 정부의 창조 경제를 홍보하고 이끌어 가는 사이트마저도 그렇게 썩 창조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만의 착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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