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는 요동치는데,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WTI (서부텍사스 중질유) 가격은 현재 배럴당 56달러선.
9월 말 95달러였으니 두달 보름 만에 절반 가격으로 떨어졌고, 예측컨대, 40 달러대를 찍고 내년에는 50달러 선에서 조정되지 않을까 싶다. 근거는? 없다. 감일 뿐.

미국 텍사스 일부 지역은 주유소에서 휘발류를 갤론당 2불 미만으로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돈으로 치면 리터당 600원 미만이 되겠다.


금년 초 미국의 휘발류 가격이 갤론당 $ 3.30(리터당 $ 0.87)을 넘었으니 유가 인하가 미국 소비자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되었고, 텍사스는 특히나 유전 지역이니 더 낮은 가격에 주민들에게 공급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OPEC 회원국들의 휘발류 소비자 가격을 고려하면 말이다.

12월 15일 현재, 전세계에서 휘발류 가격이 가장 싼 곳은 베네주엘라인데, 이곳의 휘발류 가격은 리터당 불과 2 센트. 공짜나 다름 아니다.

베네주엘라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OPEC 회원국들의 휘발류 가격도 매우 싼데, 리비아 $ 0.12, 사우디 아라비아는 $ 0.16, 쿠웨이트 $ 0.24 수준이다.

OPEC회원국은 아니지만 휘발류 가격이 낮은 곳으로는, 시리아 $ 0.05, 투르크메니스탄 $ 0.22, 바레인 $ 0.26 등의 가격을 보인다.

이들 나라에서 휘발류가 싼 이유는 정부가 석유 가격을 보조하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 가격은 $ 1.21, 우리나라는 스페인과 함께 $ 1.51 수준이며, 리터당 2 달러가 넘는 나라는 이태리와 네델란드이다.

유가 인하는 제조업을 육성할 수 있어 장기적인 유가 인하는 전세계 GDP를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가 인하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경제 전망이 밝지 않은 건, 이번 유가 인하가 OPEC과 미국 간의 알력 싸움으로 시작된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사람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고,

유가 인하의 파동으로 유탄에 맞아 OPEC 회원국 다수의 경제 위기가 고조되고 있으며, OPEC 회원국도 아니면서 러시아는 재정 위기에 빠져 들고 있어, 이들의 파국은 결국 세계 경기의 침체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이 기회를 노려 G2로 발돋움하려고 나서고 있으며 나아가 미국과 헤게모니 쟁탈전을 벌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베네주엘라, 나이지리아 등은 중국에 손을 벌릴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은 넘쳐나는 달러를 빌려주고 원유 등 현물로 받아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이미 저렴한 가격에 상당량의 원유를 확보한 바 있고, 앞으로도 상당량을 비축해 둘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가인하로 석유제품, 석유화학 제품 산업의 난조를 보일 것으로 보이며, 물가 안정을 넘어서서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국내 물가는 이미 정체기에 접어 들었는데, 경기가 살려면, 적정 수준에서 물가가 올라야 산업이 살아나고 고용도 늘어날 수 있다.

소비 심리가 움추려들면 아무리 물가가 안정되어도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에 악순환을 반복하고 결국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많은 경제학자들이 지적하듯, 소비 진작을 위해 돈을 풀기 보다는 부실 기업을 서둘러 정리하고, 고용 창출 방안을 찾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안전망을 가동하여 국가가 돌봐야 할 이들을 돌보아야 한다.

년말을 앞두고 세계 정세는 요동치고 있는데, 우리는 그 놈의 땅콩과 궁중 암투에만 매달려 있다.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014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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