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제재 재개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2018년 8월 6일) 이란 경제제재를 재개하는 행정 명령을 발동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2단계 제재가 시행되는 11월 5일 전까지 이란산 석유 수입을 중단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이란과 거래하는 어떤 기업도 미국과 거래할 수 없다(Anyone doing business with Iran will NOT be doing business with the United States)"고 트윗을 날렸다.
이란이 생산하는 원유의 2/3는 아시아에서, 1/3은 유럽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국, 인도, 한국, 일본 등이 아시아의 주 수입국이며, 중국이 최대 수입국으로, 이란 석유 수출 물량의 35% 가량을 수입하고 있다. 유럽으로 수출되는 전체 물량과 맞먹는다.
이란 석유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우리나라 역시 이란산 석유 수입량이 많았지만, 계속 줄여나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 그래도 여전히 수입 순위 3위에 있다.
미국의 이란의 해외 수출을 봉쇄에는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나 중국은 미국의 석유 수입 중단 요구를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최악의 경우, 미국은 이란 석유 수출로의 해상 봉쇄를 감행할 수도 있고, 반대로, 이란이 미국의 경제 제재와 반발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아라비아 반도와 이란 사이의 폭 34 km에 불과한 좁은 해협이지만, 전세계 원유 해상 유통량의 30%가 이 해협을 지나며, 특히 카타르는 이 해협을 통해 전세계 유통량의 30%에 해당하는 LNG를 수송한 바 있다.
따라서 이 해협이 봉쇄될 경우 전세계적 에너지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 유가 인상은 덤이다.
실제, 이란은 이미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은 물론, 인도양에서 홍해로 들어서는 관문인 바브 알만답 해협(Bab Al Mandeb Strait)도 봉쇄하겠다고 선언하고 페르시아 만 일대에서 100 대가 넘는 함정을 동원해 대규모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도 긴급히 함대를 보냈다.
미국의 2단계 이란 경제제재 즉, 원유 수출 차단에 돌입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중국의 타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물론 원유와 가스 수출길이 막힌 이라크, UAE 등 중동 국가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특히 카타르의 타격도 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화약고에 라이터를 던지는걸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말, 전격적으로 이란과의 대화를 제안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이 핵 합의에 복귀하지 않는 한 대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이란 군부는 절대 미국과 대화해서는 안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미 정부는 이번 제재를 발표하면서 이란을 핵 합의 재협상으로 이끌어내고, 이란 정부의 태도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그 목적을 밝혔다. 또, 미국 정부는 반 정부 이란 시위대와 함께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의 정권 교체를 위한 봉기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굳이(!) 부연설명했다)
한 마디로 미국은 강대강으로 이란과 붙어보겠다는 것이며, 항복하고 나오면 봐 주겠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라크는 미국의 이란 제재가 부당하다 생각하나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유럽 국가들은 이란 제재로 손실을 볼까봐 전전긍긍하며 미국과 물밑 교섭을 벌이는 모양새이다.
미국은 이미, 중동, 러시아, 유럽과 인도 및 아시아 각국이 어떻게 반응하고 얼마나 협조할 것인지 계산을 끝낸 것 같이 보인다.
중국이 비협조적으로 나올 것도 예상했을 것이다.
막말로, 끝까지 이란이 고 자세를 버리지 않을 경우, 2단계 제재를 시행하고 중국의 에너지 수입을 막아버리면 미국은 도랑치고 가재잡는 것이 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자신의 손에 무슨 무기가 있는지, 그걸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는지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
혹자는 그게 무모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혹시 아나, 이게 진정한 WORLD PEACE로 가는 험난한 길일지...
2018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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