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파는 동해북부선










동해북부선 연결 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개그우먼 김미화가 위촉되었다는 글이 많아 찾아보니,

동해 북부선이란 강릉이 끝인 경강선, 영동선을 DMZ 부근 통일전망대 있는 곳(과거 제진역이 있었다.)까지 이어주는 약 110km의 철로를 말한다.


이걸 공사해 두면, 나중에 북한 철도와 연결해, 유럽까지 철도로 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추진위는 이 철로를 신설하는 비용으로 약 2조원을 추계하고 있는데, 이 중 1%(약 200억원)에 해당하는 침목을 국민 기부금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침목 갯수는 187,000 개로 추산하며, 침목당 10만원의 기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서울에서 KTX를 타고 강릉으로 가서, 북한을 거쳐 TSR을 타고 러시아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간다는 건 꿈과 같은 이야기이다.

결국, 동해북부선 연결 추진위는 꿈을 파는 것이다.

이 위원회는 기부를 받아야 하니 사단법인으로 설립했는데, 보통 이런 사단법인은 정부의 지원없이 설립하기 어렵다.

침목을 사는 비용 10만원은 기부금 처리되니 세액 공제될 것이다. 결국 세금으로 하는 사업이다.

'기차를 타고 유럽으로!'라는 꿈, '통일된 북한을 기차로 달리는 꿈'을 파는 댓가로 기부를 받는 것이니, 친정부 지지자들은 너나할 것없이 기부할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고작(!) 20만명만 기부하면 목표 달성인데, 백만 촛불이 있으니 어려운 일도 아니라 봤을 것이다.

기부금 제한도 없어 일인당 10개 혹은 100개도 기부 가능하니, 어지간한 기업체들이 달려들면 당장이라도 목표 달성이다.

기부금 200억이 걷히면 국민 염원이요, 명령이라며 국회를 압박해서 2조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기부금을 모금하는 사이트는 지난 8월 8일 오픈했다. 보름 정도 지난 지금 기부자는 모두 915명이다.

우리 철도를 TSR에 연결하려고 맘만 먹으면, 굳이 북한을 거치지 않아도 강릉, 동해 등으로 도착한 열차를 배에 싣고 블라디보스톡으로 가져가면 된다.

유럽의 많은 철도들이 이렇게 배에 실어 옮겨 연결한다. 승객이나 화물만 배로 가는게 아니라, 아예 열차를 차곡차곡 배에 싣고 간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덴마크에서 유럽 본토로 가는 페리에 실린 기차와 트럭




철도로 시베리아를 횡단해 유럽으로 가는 건, 모험을 즐기기에 좋을지 몰라도 경제적 실효성은 의문이다.

게다가 동해북부선이 연결되어도, 북한 철도를 몽땅 개보수하지 않으며 말짱 도루묵이고, 지금 북한을 통과할 철도를 놓는데 정신을 팔 상황도 아니다.

그러나, 동해북부선 연결 추진 사업은 의미있어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친북 정책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만 기부 구좌 목표 달성이야 쉽게 되겠지만, 얼마나 걸릴지 보면 친북 정책 선호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18년 8월 24일

* 2018년 9월 11일 현재 약 1000 개 침목 판매/20만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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