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간 헤게모니 전쟁












지난 달 말, 폼페이오 미 국방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1억1천3백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태평양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동아시아를 지칭하는 용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은 8월초부터 말레이시아, 인도네이아, 싱가폴 등을 방문해 투자에 대한 협의를 할 것이라고 한다.

이제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America First 를 부르짖으며,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도 탈퇴한 바 있다.

언론은 이번 투자 발표를 미국이 경제적으로 아시아에서 물러날 경우, 이 공백을 중국이 차지할 것이므로 이를 견제하겠다는 움직임이라고 해석한다.

중국은 지역 패권(헤게모니)을 차지할 목적으로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아시아에 1조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미국이 투자하겠다는 1억 달러의 1만배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며, 1억1천3백만 달러는 우리 돈으로 1200 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미국은 이 돈은 착수금일뿐이며, 실제 투자 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중국은 일대일로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중국 자본을 투입해, 주변국 기업과의 합작 사업을 통해 도로, 항만 등 기간시설에 대한 공사를 진행 중인데, 상당 수가 도중에 엎어지고 있다고 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중국 정부가 자금을 대는 것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아마도 미국은 이걸 우선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 역시 디지털 경제, 에너지, 사회기반시설에 우선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마디로, 중국의 패권 확대를 막겠다는 것이며, 중국이 돈으로 주변국을 유인하면, 미국도 돈을 뿌리겠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군 좋겠다.

1972년 미중 수교 당시, 중국은 공동성명에 “중국은 초강대국이 되지 않을 것이며, 패권이나 그 어떤 권력 정치에도 반대한다. 중국과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패권을 추구해서는 안되며, 특정 국가 혹은 특정 국가의 그룹이 패권을 추구하는 노력을 반대한다.”는 문구를 집어넣었다.

당시 중국의 국력으로는 패권 행세를 할 수 없었으므로,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패권을 잡을 것이 두려웠을 것이다. 그런 중국이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가만히 있을 미국이 아니다.

그러나 과연 미국의 전략이 먹힐지는 의문이다.

아시아 경제권은 사실상 화교들의 손에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전세계에 흩어져 사는 화교는 약 6천만명이며, 이중 73% 4천3백만명이 동아시아에 거주한다. 이들은 동남 아시아 각국의 경제권을 쥐고 있다.










동남아에 상장된 기업의 70%가 화교 소유이며, 필리핀 전체 경제의 60% 이상을 화교들이 쥐고 있다. 필리핀의 화교는 전체 인구의 1% 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싱가폴 상장 기업의 80% 이상이 화교 소유이며, 태국 인구의 10%가 화교이지만 상업 및 제조업 총 자본 중 90%, 철강업과 운수업의 70% 그리고 방적업의 60%를 화교 자본이 차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상장 기업 주식의 60%가 화교 소유이며, 세금의 90%를 화교들이 낸다.

인도네시아 역시 전체 인구의 3%에 불과하지만, 100대 부자의 80%, 10대 부자의 9명이 화교이며, 상장기업의 70%가 화교 소유이다.

화교 네트워크를 잡지 못하면, 중국이 야심차게 진행하는 일대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미국이 화교 네트워크를 장악할 수 없다면 동남 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것도 쉽지 않을 수 있다.

화교들은 사실상 이미 중국에서 나온지 2,3세 혹은 4세대를 거쳤지만 여전히 스스로를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며, 똘똘 뭉쳐있다. 중국이 주도해 해마다 화상대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사실 그 누구보다도 글로벌화 되어 있으며,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사업한다. 이들은 중국을 공장으로, 매장은 동남아 각국에, 주거래 은행은 홍콩이나 싱가폴에, 사무실은 미국이나 캐나다 영국에 두고, 가족은 북미나 싱가폴에 둔다.

아무튼 미중 간 무역 전쟁은 차츰 패권 전쟁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이빨 사이에 낀 것처럼 중국이 불편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핵은 꼬딱지만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꼬딱지는 맘만 먹으면 언제든 떼어낼 수 있으니 말이다.




2018년 8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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