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공정 경제"였다








뒤늦게 "엄경철의 심야토론"을 봤다.

여당과 건대 교수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과거 대기업,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로 득을 본 건 자본가, 대기업일 뿐 무역 흑자로 서민들의 삶이 나아진 건 없다.
보수들이 말하는 이른바 '낙수 효과'는 없으며, 결국 대기업 육성, 수출 중심 경제 구조로 인해 양극화만 더 심해졌다.

따라서, 대기업을 육성하거나 투자할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의 소득을 증가시켜야 한다. 그 방법이 최저임금 인상이다. 저소득층은 소비 성향이 크기 때문에, 소비가 늘면 기업의 생산이 증가하고 고용도 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소득주도 성장이다.

한편, 혁신성장도 있다.

소득주도 성장이 수요 측면에서 성장을 이끄는 것이라면, 공급 측면에서 성장을 이끄는 혁신 성장은 공정경제(=경제 민주화)를 이루도록 (즉,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노동자에게 갑질하지 못하도록) 지난 10년 동안 악화된 산업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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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이후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이끈 건 대기업, 수출기업이었다. 세계 기준에서 보면 고만고만한 열등한 국내 기업들 중에 똘똘한 대표 선수 몇몇에게 힘을 실어주고, 이들이 세계 시장에서 세계적 기업과 겨루도록 하여 성장을 이끌었던 것이다.

그 덕에 굶어 죽는 사람이 사라졌고, 국민소득 3만불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으며, 자가용 시대를 넘어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BMW, 벤츠를 수입하는 나라 중 하나가 되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은 이제까지 재벌 위주 경제 구조 속에서 을의 입장으로 뒤로 밀려있었던 저소득층, 중소기업, 노동자에게 힘을 실어 주고, 반대로 대기업은 규제하고 통제하며 단속하여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한(恨)풀이 경제 정책이다.

그래서, 최저임금 인상을 강행하고, 국민연금이라는 국부를 통해 재벌 경영에 개입하고 공정 경제를 하겠다며 재벌 오너들을 줄줄이 구속시키고 대기업을 작살내버리겠다는 것처럼 보인다.

적어도 최저임금 인상은 자본주의의 모순을 보정하기 위한 세계적 추세를 따르는 것일 거라는 내 추측은 한없이 순진했을 뿐이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경제 성장은 뒷전이다. 수출은 안돼도 그만이고, 그러니 무역 수지 적자도 감수해야 하고, 재벌은 해체되어야 마땅하며, 대기업은 정부의 강력한 경영 통제 속에 있어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도 더 많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통해 높은 고용률을 유지할 것이며, 이를 위해 더 많은 국가 재정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딴 주머니가 없는 우리 정부의 재정 파이프 라인은 세금 뿐이다.

있는 자들에게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건 소득 양극화의 갭을 줄이는 첩경이며, 그래서 정의로울 것이며, 그 정의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이 정의를 이루는 것이 공정 경제이며, 핵심은 공정 경제를 이루는 것일 뿐, 경제 성장은 관심 밖으로 보인다.



2018년 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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