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2015년 말부터 거의 0%로 동결했던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해 왔다.
연준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후 금리를 0~0.25% 로 낮게 유지하며 유동성을 확대해 왔는데, 이같은 장기간의 저금리 정책은 물가 인상을 촉진하고, 또 한번 자산 시장에서 버블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달러를 걷어들이겠다는 의미로 비춰진다.
2015년 말 이후 연준은 꾸준히 금리를 인상해왔고, 올 하반기에도 최소 2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하며, 2020년까지 3.25~3.5% 수준으로 금리를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영국도 8월 초 0.25% 금리 인상으로 0.75% 금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를 운용하던 일본은 시중금리를 끌어 올리기 위해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전세계에 유통되는 달러가 수익을 따라 미국으로 집중하게 되고, 달러 가치가 오르게 되므로 다른 나라들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자국의 금리를 덩달아 올릴 수 밖에 없다.
국제 금리와 무관하게 금리를 올릴 때는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는 경기 과열로 시장이 지나치게 달아오를 때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서이다.
다른 하나는 물가가 지나치게 오를 때 물가 상승을 억제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지금 국제사회가 금리를 인상하려는 건 미국이 금리 인상을 유도하고 있어 달러 유출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유럽, 일본은 경기 흐름이 좋아 어느 정도 금리를 인상해도 감당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다.
어느 나라이건 금리가 오르면 자금 흐름이 경색되고 경기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면 달러 보유고가 적은 국가들은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자국 금리를 올려 방어막을 치기 마련이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4일 금리를 45%로 올렸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도 일제히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필리핀 현재 기준 금리는 4%, 인도는 6.5%이다.
우리나라 경우 이미 지난 3월 이후 한국은행 금리는 미국 금리를 추월해, 역전된 상태이다. 현재 미국 금리는 1.75% 이며, 한국은행 기준 금리는 1.5%이다.
물론, 단순히 금리 변동만으로 외국인 투자가 대거 유출된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율 변동은 온다고 봐야 한다.
과거 한미간 기준 금리가 같았던 시기가 두 차례 (1999년 5~6월, 2005년 6~8월) 있었는데, 매번 당시 국내 거시 경제가 좋았고, 기간이 짧아 외국인 투자 자금 유출은 크지 않았으나, 시간 차를 두고 환율은 크게 올랐었다. (1999년 1100원대에서 2001년 1300원으로 달러화 가치 상승, 2005년 1000원대에서 2008년 1500원대로 상승)
반면, 지금 금리를 올려놓지 않으면 여러 변수에 의해 경기가 급락했을 때 쓸 방법도 없다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경기 지표와 무관하게 일단 금리를 올려두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만일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이 늘고, 부동산 경기는 악화되고 고용 시장은 더 위축될 수 있다. 즉, 안 그래도 위태로운 한국 경제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달 말에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 인상 문제를 논의할 예정으로 있다.
아무튼, 미국은 꾸준히 금리 인상을 유도할 것이며, 덩달아 달러화 가치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환율 변동은 필연적이며, 유가는 다소 내릴 수도 있다.
유가를 떨구겠다는 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목표 중 하나이다.
2018년 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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