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 많이 찍으면 정신병이라구?




셀카 많이 찍으면 정신병이라구?

혹자는 이게 무슨 미친 소리인가, 하겠다.

국내 신문에는 단신으로 처리되어 있는데, 미국 언론 인터넷판을 찾아 보면 내용은 이렇다.
(국내에서 번역에 올리는 외신은 그 출처가 종잡을 수 없는 이상한 매체이거나, 번역 과정에서 오류가 있는 경우가 많아, 의심이 되는 기사를 원출처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미국 시카고에서 최근 열린 미 정신의학회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이사회에서 "Selfie"를 정신 장애로 분류하기로 결론 내렸다는 것이다. (APA 홈페이지에 이에 대한 뉴스는 없다.)

Selfie는 일종의 신조어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을 사진 찍는 행위, 혹은 그 사진을 네트워크로 공유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APA는 이 같은 정신장애를 "Selfitis"라고 부르기로 했다. 의학용어에서 ~itis로 끝나는 말은 염증을 의미한다. 왜 증상을 의미하는 ~isis 를 붙여 Selfisis 로 하지 않고, Selfitis라고 했는지는 의문이다.

아무튼, APA는 Selfitis는 일종의 강박장애 (obsessive compulsive disorder)의 하나이며, borderline (경계성. 즉, 정상과 비정상의 중간 쯤), acute(급성), chronic(만성) 으로 분류하였으며,

경계성은 자신의 사진을 하루에 3번 이상 찍지만, 이걸 SNS 등에 올리지는 않는 경우,

급성은 자신의 사진을 하루에 3번 이상 찍고, 이걸 SNS 등에 올리거나 포스팅하는 경우,

만성은 하루에 6번 이상 찍고, 이를 SNS에 올리고, 이렇게 하고자 하는 욕구를 컨트롤 못하는 경우

라고 정의 했다.

이에 대한 치료 방법은 없으며,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로 일시적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기사의 내용은 대충 이런 정도이다.

그런데, 셀카를 찍는 것이 정말 정신 장애이며, 굳이 이렇게 정신 장애로 분류하고,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일까?

추측컨대, 정신과 영역에서의 "정상인"의 정의를 되새긴다면 일견 수긍이 가기도 한다.

만일 누군가 무엇에 의존하지 않으면 직장, 학교, 가정에서의 삶을 살 수 없거나, 무엇 때문에 다른 사람들처럼 직장, 학교, 가정에서의 삶이 망가지고 힘들어진다면 <정상인>의 범주에서 벗어나며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그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지독한 열애에 빠져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사회 생활을 할 수도 없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그 애도감으로 인해 역시 식음을 전폐하거나 사회 생활을 할 수 없다면 치료를 요하는 것과도 같다. (정신과는 열애기간은 6개월, 애도 기간은 10개월을 기준으로 한다.)

이를테면, 페북에 빠져있거나, 셀카 촬영에 집착하여 사회 생활에 문제가 있다면, 이것 또한 정신 장애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리라.

우리 같이 사진 찍히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경우는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행인 건, 미국에서 CBT는 오바마케어로 커버되는 치료 방법이라는 것이겠다.

한편, 셀카 촬영을 할 때 묘하게 왼쪽 얼굴을 더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뇌의 비대칭성 때문이라는 연구가 있다.

아무튼, Selfie가 정신 장애로 결정된 건, 스마트 폰의 발전, SNS나 인스타그램 등의 영향이 크겠지만, 어쩌면 뒤늦은(?) 결정일 수도 있겠다 싶다.

왜냐면 자기를 사진 찍은 첫 사진은 1839년에 찍은 사진이며, 그 이후에도 수 많은 사람들이 자기 사진을 찍어 왔기 때문이다.


* 이 글을 포스팅하면서,  왜 Selfisis 로 하지 않고, Selfitis라고 했는지 의문이었다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포스팅 직후 다시 구글링해보니, 이 기사는 fake 인것으로...
즉, 장난 기사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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