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전도사 김종인, 더민주에 몸을 싣다.




안철수의 멘토라던 윤여준, 김종인이 사라진 뇌리 속에서 부활하여, 윤여준은 국민의 당 창당준비위원회 공동 위원장으로, 김종인은 더민주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찾아갔다.

김종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캠프의 경제 브레인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 분은 1940년 생으로 현재 77세이다.

4번의 국회의원 생활 중 3번은 민정당, 마지막 17대 국회에서는 새천년민주당 의원이었으며, 특이하게도 4번 모두 비례대표 (전국구) 의원이었다. (단 한번 지역구에서 출마한 적 있는데, 낙선)

70년대 서강대 경제학 교수를 하다가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5개년 계획 수립에 관여한 바 있다고 알려지며, 의료보험제도 설계에도 관여된 것으로 알려진다.

81년부터 88년까지 11대, 12대 국회의원, 노태우 대통령 시절 보사부 장관, 경제수석 비서관을 지냈고, 이후 두 차례 더 국회의원을 거쳐, 2012년 새누리당 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으며, 언급한대로 박근혜 대선 캠프의 경제 브레인으로 <경제 민주화> 공론화를 이끌어 낸 인물이다.

박근혜 대선 후보 시절, 새누리당 내에서 김종인에 대한 시각은 그리 좋지 않았다.

당내에서는 “김종인 위원장이 자기 몸값을 키우는 데만 급급해 보인다”는 곱지 않은 시각이 많았고, 일각에서 “민주통합당의 트로이 목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실제, 경제민주화 정책 추진방향을 놓고 당시 이한구 원내대표와 여러 차례 갈등을 빚다 당무 보이콧을 하며 박근혜 후보에게 “나와 이 원내대표 중 선택하라”고 압박해 이 원내대표를 선대위에서 배제시키도록 한 전력도 있었다.

이 분이 꾸준히 주창해 온 것은 이른바 <경제 민주화>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기자들에게 경제 민주화 당내 논란에 대해 “어떻게 하면 우리 국익에 가장 합당한 건가 충분히 검토해서 책임 있게 내놓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는 다 이런저런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 즉시 김종인은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박 후보 경제민주화 의지가 약해지지 않았는지 우려한다”고 말하고, ‘박 후보가 재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식의 발언을 하였다.

심지어 채널 A와의 인터뷰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재계로부터 자유로운 게 강점이라고 생각하고 돕기로 한 건데 경제 5단체장 간담회 발언을 듣고 내가 잘못 판단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결국, 이 노회한 정치인(?)은 박근혜 후보와 결별한다.

그는 왜 경제민주화에 올인하는 걸까?

그는 87년 9차 개헌 당시 헌법에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를 집어 넣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경제 질서에 관련한 헌법은 제헌 헌법부터 있었다.

제헌 헌법(48년) 제 84조는 다음과 같다.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모든 국민에게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정의의 실현과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기함을 기본으로 삼는다. 각인의 경제상 자유는 이 한계내에서 보장된다."
대한민국이 건국하면서 자유시장경제 질서의 원칙을 세운 중요한 헌법 조항이라고 할 수 있다.

516 혁명 이후 헌법을 개정하면서 이 조항은 다음과 같이 바뀐다.

"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시키는 사회정의의 실현과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안에서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한다." (1963년 헌법 제111조 제2항)

자유시장 경제 원칙 하에, 시장을 조정(통제)할 수 있는 국가 권력을 정의한 것이다.

이후 1987년 제 9차 개헌에서 이 조항은 다음과 같이 바뀐다.

제119조 ①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②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즉, 자유시장경제를 원칙으로 하되, 부의 편중, 시장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국가가 개입할 수 있음을 더욱 명확하게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김종인은 이 헌법 규정 즉, <경제의 민주화>를 예시하여 경제 민주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 민주화>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사실, <경제>와 <민주화>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용어이다.

왜냐면, 기본적으로 민주화는 평등을 의미하며, 경제는 경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쟁의 평등을 말하는 것일까?

김종인이 말하는 경제민주화는 이런 것과는 사실 거리가 멀다.

그는 재벌을 규제하는 것을 경제민주화라고 칭하는 듯 하며, 그래서 금산분리, 출자총액제한, 순환출자 제한, 부당내부거래 규제,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 도입, 조세개혁 등을 경제 민주화라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운 것이 재벌 때문인지 의문이다.

시장경제구조에서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거래가 안전하다는 확신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는 시장 거래 안전성을 담보해야 한다. 그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또 경쟁의 평등화가 아니라, 오히려 경쟁을 촉진시키는 것이 시장을 진화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국가가 시장 질서에 개입하면 할수록 시장은 더 불안해지고 불평등해질 소지가 더 크다.

만일, 재벌을 규제하는 것이 경제민주화라면, 그것이 시장에 친화적인지에 대한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우려들이 있는 가운데 경제민주화 전도사 김종인이 더민주에 몸을 실었다.

그 분이 이번엔 얼마나 그 자리에 오래 계실지 모르지만, 더민주와 김종인은 오히려 잘 어울이는 궁합일지도 모른다.

잘들 해 보시라고 격려하고 싶다.


2016-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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