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정부가 원전을 선호해서 FIT를 폐지했다고?>




<중앙 정부가 원전을 선호해서 FIT를 폐지했다고?>

박원순 시장의 이상한 화법이 이젠 슬슬 지겨워진다.

신재생 에너지와 원전의 공통점은 둘 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박 시장의 발언은 마치,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고, 이를 위해 서울시에서는 원전 하나 줄이기 운동을 하고 있다는 늬앙스로 비쳐진다.

더 가관은 우리 정부가 원자력을 선호하여 FIT 제도를 폐지한 것처럼 주장하는데, 이 역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FIT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 (풍력, 태양에너지 등)로 발전한 전력과 기존 에너지 (원자력, 화력 등)로 발전한 전력 간의 생산 단가 차이가 발생할 경우, 이 차액을 정부가 보상해 주는 제도이다.

이 보상은 전력산업보상기금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문제는 이 제도를 시행해 보니, 태양광에너지 사업자들이 최대 수혜자이어서 태양광으로 신재생에너지 쏠림 현상이 극심해졌고, FIT 지원 예산을 두 배 넘게 초과해 지원하게 되었는데, 그러면서도 이 중 절반이 태양광 에너지 발전 업체로 몰리는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또, 사업자들은 고정 가격을 보장받으므로 경쟁에 안이해지고, 비용 절감에 소홀해지는 등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정부 입장에서는 공급 규모 예측이 불가능하고, 재정부담이 너무 커진다는 문제가 생긴 것이다.

원래 이 제도를 설계할 때, 2011년까지 500 MW의 신재생 에너지 발전을 목표로 지원 예산을 짰지만, 2008년 이미 300 MW를 초과해, 정부는 2012년 FIT를 폐지할 것을 수년 전에 미리 고지하고, 대신 RPS (Renewable Energy Standards. 의무할당제도) 를 도입한 바 있다.

FIT를 폐지하고, RPS를 도입하는 건, 세계적인 추세이며, 미국 캐나다 영국 일본 호주 이태리 스웨덴 등 최소 44 개국 이상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다.




RPS 도입으로, 국내의 경우 500 MW이상의 발전설비를 갖는 발전 사업자는 일정량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여 공급하도록 의무화되었다.

이 제도가 도입된 2012년, 신재생에너지 의무 발전 비율이 2%였으나 해마다 늘려 2024년 이후에는 10% 이상의 발전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해야 한다.

즉, 정부가 원전에 애착이 크거나 이를 선호하여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 변화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체들의 시장 경쟁성을 키우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무책임하게 발언하는 것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원전의 이용이나 개발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으로는 필연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만일 우리나라가 원전을 없애려면 못 할 바도 없다. 다만, 엄청난 국민 부담을 감수해야 하고, 산업 발전 저해를 각오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없으면서, 원전을 마치 <악>으로 선동하고 이를 통해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건, 정치 지도자가 할 일이 아니다.

201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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