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안목

모네의 "Jeanne-Marguerite Lecadre in the Garden (1867년)"


그의 안목




8분 19초 전, 태양의 핵융합 반응으로 생긴 빛은 성간 공간을 가로 질려 우주 속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 중 일부는 단지 1억 5천만 킬로미터를 가로질러 지구의 성층권에 도달했다. 이 ‘빛’의 일부인 자외선의 대부분은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오존층에 흡수되고, 7개의 색으로 구성된 가시 광선은 대기 중으로 산란되기 시작한다. 그 중 일부는 푸른 하늘을 만든다.

대기 중에 흩어진 빛의 일부는 흰 긴 드레스를 입고, 레이스 달린 양산을 들고 정원을 거니는 어느 여인 위에도 내려 앉는다. 그녀의 드레스와 양산과, 정원의 나무와 잔디는 제각각 빛을 반사하기 시작한다. 오직 그녀와 나무의 그림자만이 빛의 일부를 흡수할 뿐이다.

그렇게 반사된 빛은 클로드 모네의 각막과 렌즈를 거쳐 망막 세포를 자극한다. 세포는 빛으로 만들어진 전기 신호를 두뇌에 전달한다.

모네가 빛을 받아들이는 능력은 남 달랐다. 시각 중추가 인식한 빛을 캔버스에 표현하는 능력은 더욱 더 남 달랐다.

그는 보통 사람들의 눈에 들어온 정보와는 다른 방식으로 빛을 인식하고 표현했다. 그래서, 그를 인상주의(impressionism) 작가라고 부른다.

그는 동일한 사물을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연이어 그리며 어떻게 빛을 다룰 지에 대해 연구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연작이 많다.

그의 작품은 매우 정교하기도 하고, 또 매우 추상적이기도 한데, 그건 그가 눈을 통해 들어오는 빛을 어떻게 impression (인상) 받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듯하다.

그의 작품에는 강력한 메시지도 없고, 때론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기도 하며, 심지어는 구도의 중요성도 간과되어 있지만, 그가 빛을 다루는 탁월한 능력은 이 모든 약점을 능가하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천재라는 호칭도 그에게는 보잘 것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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