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판결, 의료계의 유전무죄, 무전유죄인가?



황당한 판결, 의료계의 유전무죄, 무전유죄인가?



최근 동아제약 리베이트 건으로 18명의 의사가 벌금형을 선고 받고 의사면허 정지 처분을 받을 위기에 빠진 가운데 아래와 같은 기사가 떠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기사 만으로 사건 전부를 읽을 수는 없지만, 기사를 토대로 상황을 재구성 해 본다

  1. B병원은 법인(의료법인으로 추정) 병원이며, C 씨는 이 법인의 이사장이다.
  2. 사건 발생은 쌍벌제 개정 이전인 2003년부터 2007년 사이에 벌어진 것이다.
  3. B병원 C 이사장은 도매 업체 D로부터 의약품을 거래했으며, 거래대금의 20% 상당한 금액을 매월 돌려 받았고, 건보공단에는 돌려받기 전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청구해 70억원을 지급받았다.
  4. 이 행위로, 건보공단과 지자체는 실거래가 청구한 것이 아니라, 계약 거래가 기준으로 청구했다고 판단하여 7억 및 4억을 환수 조치를 했다.
  5. 또, 복지부는 실거래가 청구를 위반해 부당 이득을 얻은 것으로 판단하고 과징금 51억을 처분했다.
  6. 검찰은 거래대금을 돌려받은 행위를 부당거래로 보고 C 이사장을 배임수재혐의로 기소했다.
  7. B병원은 환급금을 받은 것은, 약가를 할인 받은 것이 아니며, 도매업체로부터 지속적인 거래를 유지해 달라는 일종의 유인 행위로써 리베이트 (판매촉진의 한 형태)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8. 지난 5월 대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공단의 환수조치 처분을 취소하라고 확정 판결했다.
  9. (대법원 판결의 영향을 받아) 행정법원은 복지부 과징금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10. (역시 대법원 판결의 영향을 받아) 형사법원은 C 이사장이 부정한 청탁을 받아 그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을 했다.

쟁점은 의료법인(?)이 거래도매업체로부터 환급금 형태로 거래 대금의 일부를 돌려받은 행위가 <할인>이냐 아니면 <리베이트>이냐 이다.

현행 의료법이 규정하는 리베이트 정의는 <의약품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 행위로 볼 수 있다.

이 사건의 경우 B병원은 D 도매상의 의약품을 채택하기로 하고 D도매상과 거래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리베이트틀 받은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즉, 의약품 거래가를 일괄 할인한 것이 아니므로 계약가를 기준으로 공단에 신고하고 청구한 것은 불법행위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이 사건이 발생한 당시에는 의료법에 리베이트를 처벌할 규정이 없고 (현재 대량 행정처분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의료법 66조는 의사에 대한 행정처분이며 의료법인에 대한 처벌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다만 실거래가를 속이고 청구하는 것을 금한 국민건강보험법의 법규 (제 57조 부당이득의 징수)를 근거로 환수 처분해야 하는데, 대법원은 이를 할인 받고 할인 받은 실거래가를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지 않고,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계약가를 거래가로 신고한 것은 위법하다고 보지 않은 것이다.

사실, 의료법인, 학교법인 등 법인 병원들이 도매상으로부터 의약품을 납품 받고, 이에 대한 리베이트를 챙겨왔던 것은 사실이다.

더 나아가 이들 법인이 소위 “직영 도매상”을 설립하고, 이들 직영 도매상을 통해 약품을 거래하고, 기부금 등의 형식으로 거래가의 일부를 돌려받거나, 법인 설립자 혹은 설립자의 가족이 직접 도매상을 설립하여 고액 배당을 받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들 병원으로는 학교법인 연세대학교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제중상사 (연세의료원에 납품. 100억대 이상의 기부금을 고정적으로 기부), 카톨릭의대 계열 병원 전체 물량의 90% 가까이 납품하고 있는 도매업체 보나에스 (대표이사가 100% 지분 소유. 카톨릭 관련 단체에 100억대 기부), 한림대 이사장이 72%대 지분을 가진 소화, 소화가 74%의 지분을 가진 수인약품, 인제대 병원의 원익양행과 성산약품, 고대병원의 수창양행, 길의료재단의 친인척 4명이 지분 76%를 가지고 있는 한서약품, 중앙대병원의 두레약품(폐업 후 풍전약품으로 합병) 등이 그러하다.

이미 이 같은 사례는 2008년 감사원 감사를 통해 지적되었고, 이런 행위가 사실 리베이트 법 개정을 촉발했다고 볼 수 있으며, 마침내 2012년 6월 의료기관과 도매법인과의 관계가 2촌 이내의 친족 및 특수관계인이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도매상 법인의 지분 50% 이상을 갖고 있는 경우 등은 서로 거래하지 못하도록 약사법이 개정되었다.

따라서, 만일 대법원이 B병원의 거래 행위를 부당하다고 판시할 경우, 위에서 언급한 주요 병원과 도매상들은 줄줄이 거액의 과징금, 환수 조치를 당할 뿐 아니라 일부 개설자, 경영자들은 형사처분을 받아야 할 판이다. 거래규모로 보자면, 이들 대부분의 병원은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이들 병원을 봐주기 위해서 대법원이 “환급금”을 할인이 아닌 리베이트로 간주했다고 예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이 행위의 시점이 리베이트 법 발효 시점이 아니기에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렇다 하여도 이 사건을 바라보는 의사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수천명의 의사들 (그들도 개설자이다.)을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켰다”는 적용하기 애매한 법령을 적용하여 대거 면허정지 처분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거액의 이익을 챙긴 법인들은 교묘하게 빠져나가게 길을 터 준 것과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한 형태인가?




No comments

Theme images by fpm.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