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서 주목할 점
첫째, 진료비/급여비 증가율은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진료비는 총진료비(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매출(약제비 포함) 중 비급여 제외한 금액으로 본인부담금 포함된 금액)를 의미하며, 급여비는 진료비 중 건보재정으로 부담되는 금액을 말한다.
건보공단은 수가 인상율이 해마다 2-3%에 그쳐도, 실질적으로 총진료비 증가율은 해마다 10% 이상을 상회하므로, 수가 인상율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심지어 얼마 전에는 내년도에는 수가를 오히려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2010년 총진료비 증감율 10.9%를 끝으로 2011년에는 6%, 2012년에는 3.5% 증가한 것에 그쳤다. 급여비 증감율은 12.4% (2010년), 6.4% (2011년), 3.3% (2012년)로 더 적다.
즉, 거의 수가인상율 수준의 진료비/급여비 증가가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실제로는 물가상승율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2012년의 경우 병의원 매출은 2011년에 비해 훨씬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질환자 수가 크게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총진료비가 줄어든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경기 침체로 인해 국민들의 의료기관 이용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심평원의 의료기관 조이기를 통해 삭감이 늘어났을 가능성도 있다.
셋째, 약가 인하 정책으로 의약품 소비가 줄어든 것일 수도 있다. (통계는 약제비도 포함됨)
넷째, 건보공단이나 정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의료비 상승의 정점을 찍고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수도 있다.
사실 이건 모두 가정이다.
경기 침체가 되더라도 이렇게 급격하게 의료비가 줄기는 어려우며, 의료기관 조이기를 한다더라도 실제 심평원 삭감율은 그리 크지 않다. 약제비 증가율은 통계를 더 들여다봐야 하지만, 어느 정도의 개연성은 있어 보인다.
왜 총진료비/급여비가 줄어들었는지에 대한 공단이나 정부의 해명, 설명이 없는지 궁금하다.
또 협회는 건보통계연보가 나오면, 이를 분석해서 적어도 논평이라도 해야 할 것인데, 전혀 관심없어 보이니 답답하다.
또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 비율이 역시 크게 줄었다는 사실이다.
통상, 노인 (노인의 법적 정의는 만65세 이상의 의미한다.) 진료비 증가율은, 노인 인구 증가율에 비해 훨씬 더 기울기가 크다. 즉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것보다, 노인이 쓰는 진료비 증가가 더 크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노인 인구 진료비 증감율은 (노인 인구 비율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2007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한편, 노인 1인당 진료비는 계속해서 늘어나서, 2005년에 비해 거의 두배로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즉, 이 자료를 그대로 해석하면, 노인 인구가 늘고 있으며, 건강한 노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그외에 눈여겨 봐야할 부분은, 전체 활동 의사의 약 78%가 전문의이며, 전문의는 계속 늘고 있고, 의사 총원 역시 늘고 있으며, 반면에 약사는 줄어들고 있다는 것.
-빨리 의사 수급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고급 놈팽이를 양산하게 될 것이다. 변호사들이 지금 그렇다지 아마?
- 또 약사 개체수는 줄고, 약국에 대한 급여비는 늘고 있으므로 개체당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조제료 조정에 들어가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야기이다. 돌 맞을 이야기이긴 하지만...
만성신부전증과 갑상선 질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 만성신부전증의 가장 흔한 이유는 사실 당뇨이다. 즉, 당뇨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합병증 가진 이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또, 국내 질환 중 가장 환자수가 많고, 또 진료비액이 큰 질환은 고혈압이라는 것, 이건 뭐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당뇨와 함께 정부가 만성질환관리에 필요성, 당위성을 제공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 정신질환자의 진료비가 크게 늘어나, 고혈압 치료에 쓰는 비용과 정신질환자 치료에 쓰는 비용이 이제 거의 비슷해졌다는 것. 이 둘의 공통점은 약물에 의한 치료가 주이며, 일단 발병이 되면 대부분 사망시까지 약물 투여를 해야 한다는 것, 즉 약제비 상승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돌 맞을 이야기지만, 충심으로 말하자면...
자고로, 알빈토플러는 정보를 쥐는 자가 권력을 쥔다고 했던가.
건보에서 연보를 내면, 적어도 의협은 이 자료에 매달려서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근거로 의료계의 policy를 만드는데 전력투구를 해야 한다. 적어도 의료계의 카운터파트너들은 그렇게 한다.
그런데, 최근 의협이 내는 자료(정보?)를 보면, fact를 왜곡하거나 결론을 이상하게 비틀어 내는 것들이 있다.
사실 상황을 잘 이해못하는 사람들은 깜빡 넘어갈지 모르지만, 카운터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건보공단이나 심평원이나, 정부 산하 연구소나 정부나, 또 학계에 있는 분들은 이를테면 모두 선수들이다.
의료계의 가장 크고, 가장 권위있어야 할 단체가 어디 시골에 회원수 2,30명 되는 시민 단체나 내놓을 것 같은 논리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는 이상한(?)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
적어도 링 위에서 선수들하고 같이 겨루어 보려면, 그들 눈에 선수다워 보여야 하니까...
잘못된 정보를 쥐고 있으면 나락으로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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