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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오바마











한 의사는 멋진 의사였다. 잘 생겼고, 유머러스하고, 절대 소리를 지르거나 목소리 높여 화를 내는 법이 없었고, 늘 웃으며 환자나 간호사나 병원 직원 누구에게나 친절했다.

다른 의사는 정 반대였다. 직원들에게 권위적이고 환자들에게 불친절했고 늘 딱딱거렸다.
대신 그 의사는 정말 유능했다. 누구보다도 수술을 잘했고, 세심 했고, 치료 성과도 좋았다.

하지만, 멋진 의사는 수술을 겁내했고, 손을 떨었으며, 많은 환자들이 수술대 위에서 죽어나갔다.

당신은 누구에게 수술을 받고 싶은가?

임기 말에도 50%를 훌쩍 넘는 지지도를 자랑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매력적인 지도자이다. 그는 품위있고, 유머러스하며, 자상하고 말을 잘 한다. 시민들과 농구를 하기도 하고, 흔쾌히 셀카를 찍어 주고, 연설 중에 노래도 한다.

그는 한편, 이상주의자였으며, 지구 최고의 권력자 자리에서 자신의 이상을 현실에 접목시키기 위해 8년간을 소비했다.

그의 이상(理想)은 미국의 복지를 늘리고, 누구나 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의료보험을 확대하고, 불법 체류자를 합법화시키고, 총기를 규제하고 환경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8년이 끝나가는 지금 오바마의 업적이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볼 때,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다.

그는 임기 내내 자기 이상을 위해 노력했으나, 그것이 전부였다.

그나마 성과라면 누더기가 된 오바마케어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었다. 나머지 다른 그의 이상은 사실상 실현된 것이 없다.

노력.
노력만 했고, 결과는 없었다.

올초 그가 했던 일은 총기를 규제하기 위해 판매, 구매자의 신원 조회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것이었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는 신원 조회없이 총기를 판매해왔던 “총기 박람회 판매규제 법안”을 부결했다. 인터넷에서는 총을 구입하고 싶으면 박람회를 이용하라는 조언이 넘친다. 게다가 온라인 총기 판매도 허용되어 있어 범죄에 이용되기도 하는데, 총기 구매자의 30명 중 한명은 전과자라고 한다. 하지만, 공화당은 “온라인 총기 판매 규제 법안”도 부결시켰다.

의회가 반대하니 총기 판매규제를 할 수 없었던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쓴 것이다.
총기 규제는 오바마의 “이상”이지만, 미국 국민들의 민의는 그렇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총기규제 명령 후 CNN Town hall meeting에 출연한 오바마는 반대자들에게 말할 수 없이 거센 항의를 받았고, 그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물론 오바마의 이상이 틀린 것이 아니라, 공화당의 의원들이 총기업체와 결탁하여 법안을 부결시켰기 때문이라고 비난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비난으로 국민들의 거센 반대마져 설명할 수는 없다.

민의는 달랐고,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불법 체류자의 신분을 합법화 시키는 이민개혁법안 역시 공화당에 밀려 입법에 실패했고, 결국 또 다시 행정명령으로 대응했다. (2014년)

행정명령은 천 백만 명에 달하는 불법체류자 중 약 4백만명에 대해 추방을 유예하고, 노동 비자를 내주고, 운전면허증을 딸 수 있게 허용하며, 미국 시민과 동일한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불법 체류자들은, 일단 추방 유예가 받아들여지면, 세금을 잘 내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미국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행정명령을 내리자, 공화당과 26 개의 주정부가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 선 것”이라며 행정명령에 대해 소송을 냈고, 텍사스 연방 지방법원 등이 “행정명령 시행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오바마는 이민법 시행은 연방 정부의 권한이며, 주가 연방 정부 권한을 침해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항소했으나, 항소법원은 이를 기각해버렸다. 결국 법무부는 연방대법원에 상고을 제기했고, 연방대법원은 기나긴 심리 끝에 지난 2016년 6월, 4 대 4로 판결되면서 결국, 하급법원의 결정, 즉 행정명령 시행중지 명령을 따르게 되면서 일단락되었다.

누구보다도 소통을 잘 하는 것처럼 보이는 오바마도 의회 권력과 미국 법원에 의해 그의 이상이 결국 좌절된 것이다. 이 역시 불법체류자를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민의가 반영된 것이고, 오바마도 변명할 것이 많지만, 결국 실패한 것이다.

오바마의 외교 정책도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이라크에서 서둘러 철수 하면서 이라크를 무주공산으로 만들어 결국 이라크 내전이 발발했고, 지금도 이라크 국민들은 후세인 때보다 훨씬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 IS가 이라크를 발판으로 기승을 부리고 반인륜적 행위를 하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미국의 책임이요, 오바마의 섣부른 판단 탓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오바마는 또 변명할 수 있다. 전쟁을 시작한 건, 내가 아니라 부시였다고. 그러나, 미국은 이라크를 침략하기는 했지만, 제대로 '점령'하지 못했다는 큰 오점을 남겼다. 이게 왜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다시 언급하기로 한다.

이라크 뿐 아니라 중동에서 손을 떼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동에는 큰 위기가 도래 했고, 동아시아에서도 중국에 헤게모니 싸움에서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북핵 문제를 방관했다는 비난도 적지 않다.

유일한 외교 성과라고 할 수 있는 이란 핵문제도 근본적 해결을 하기보다는 미봉책으로 문제를 덮어버린 결과가 되면서 미국 내에서도 반발이 적지 않으며, 실제 큰 화근거리로 남았다.

그래도 오바마는 멋진 대통령이다.

그건 부정할 수 없다. 그의 공과 과는 훗날 역사가들이 평가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단지 그것 뿐이다.


 2016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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