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 [싱가포르 현지취재] 래플즈, 파크웨이병원에 가다
조금 더 부연하자면, 싱가폴이 소위 말하는 "의료관광"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싱가폴의 지리적, 역사적 특징 (동남아의 수도 역할을 하고 있는)과 도시 국가라는 점, 80년대에 일찌감치 영리의료법인을 허용하였고, 메디컬 어카운드라는 특이한 의료보험제도를 시행한다는 점, 낮은 소득세, 법인세 등 기업활동이 용이하다는 점 등등이 모두 맞물려 가능했다고 봅니다.
또, 97년 IMF를 겪으면서 아시아 전체의 경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싱가폴 의료산업이 큰 역할을 하면서 의료산업이 부각되었던 것 또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싱가폴의 대표적인 영리병원인 레이플즈는 우리 식으로 치면, 대형 몰에 입점한 형태로 시작해서, 샴 쌍둥이 수술을 성공하면서 부각되었는데, 실제 그 수술을 한 의사는 미국에서 초빙한 의사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샴 쌍둥이 수술은 마케팅 차원에서 한 것이라는 얘기이지요. 참고로, 레이플즈에 근무하는 의사는 모두 '봉직'의 형태로 근무합니다.
반면, 파크웨이 홀딩스에 소속된 글렌 이글스 병원 등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모두 attending 방식으로 근무를 합니다. 즉, 자기의 클리닉을 가지고 있고, 수술 입원 검사 등을 파크웨이 홀딩스에 소속한 병원에서 하는 것입니다. '봉직'이 아니라 '협력' 관계인 것입니다.
글렌 이글스 병원 옆에 커다란 클리닉 건물이 별도로 있고, 여기에서 외래 환자를 보고, 병원에 가서 회진을 합니다. 심지어 글렌 이글스 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들 역시 모두 attending 방식으로 일합니다. 진료 의사 중 병원에 소속된 의사는 없습니다.
따라서 기사에 '클리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정확한 내용이 아닙니다.
파크웨이 홀딩스의 대표적인 병원인 글렌이글스 병원의 예를 들면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400 병상 규모의 중간급 종합병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설 장비 역시 국내 대형병원에 비하면 상당히 초라한 수준입니다.
레이플즈 병원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싱가폴 의료관광이 부각되면서 최근에 거대 자본이 투입되면서 새로운 의료단지를 만든다고 합니다. 그런 곳은 우리나라 5대 메이저 병원 수준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즉, 시설 장비, 의료서비스 수준이 우리보다 나아서 싱가폴에 해외환자가 몰리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야 말로, 수년전부터 의료관광에 사활을 건듯 국가가 나서서 투자하고 독려함에도 불구하고 미용성형 외에는 왜 해외에서 질환자가 오지 않는 것일까요? 왜 의료관광이 생각처럼 활성화되지 않는 걸까요?
시설, 장비, 서비스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은 아닙니다. 지리적 영향도 있지만, 이 역시 주요 원인이 아닙니다.
제도의 미비 탓도 있지만, 인식 부재, 즉 첫 단추부터 잘 못 끼우고 시작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봅니다.
여러가지 원인을 언급할 수 있지만, 페북에 온라인 상태로 가볍게 얘기하고 싶지는 않네요.
아무튼 의료관광에 대한 국가적 열망(?)이 큰 만큼 대표주자로 불리는 싱가폴 의료산업을 들여다 볼 필요는 있지만, 제대로 보고, 제대로 진단하지 않은 체 롤 모델로 삼으면, 어떤 처방을 하여도 백프로 망합니다.
이미 지금 그렇게 되고 있지 않은가요?
또, 97년 IMF를 겪으면서 아시아 전체의 경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싱가폴 의료산업이 큰 역할을 하면서 의료산업이 부각되었던 것 또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싱가폴의 대표적인 영리병원인 레이플즈는 우리 식으로 치면, 대형 몰에 입점한 형태로 시작해서, 샴 쌍둥이 수술을 성공하면서 부각되었는데, 실제 그 수술을 한 의사는 미국에서 초빙한 의사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샴 쌍둥이 수술은 마케팅 차원에서 한 것이라는 얘기이지요. 참고로, 레이플즈에 근무하는 의사는 모두 '봉직'의 형태로 근무합니다.
반면, 파크웨이 홀딩스에 소속된 글렌 이글스 병원 등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모두 attending 방식으로 근무를 합니다. 즉, 자기의 클리닉을 가지고 있고, 수술 입원 검사 등을 파크웨이 홀딩스에 소속한 병원에서 하는 것입니다. '봉직'이 아니라 '협력' 관계인 것입니다.
글렌 이글스 병원 옆에 커다란 클리닉 건물이 별도로 있고, 여기에서 외래 환자를 보고, 병원에 가서 회진을 합니다. 심지어 글렌 이글스 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들 역시 모두 attending 방식으로 일합니다. 진료 의사 중 병원에 소속된 의사는 없습니다.
따라서 기사에 '클리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정확한 내용이 아닙니다.
파크웨이 홀딩스의 대표적인 병원인 글렌이글스 병원의 예를 들면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400 병상 규모의 중간급 종합병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설 장비 역시 국내 대형병원에 비하면 상당히 초라한 수준입니다.
레이플즈 병원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싱가폴 의료관광이 부각되면서 최근에 거대 자본이 투입되면서 새로운 의료단지를 만든다고 합니다. 그런 곳은 우리나라 5대 메이저 병원 수준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즉, 시설 장비, 의료서비스 수준이 우리보다 나아서 싱가폴에 해외환자가 몰리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야 말로, 수년전부터 의료관광에 사활을 건듯 국가가 나서서 투자하고 독려함에도 불구하고 미용성형 외에는 왜 해외에서 질환자가 오지 않는 것일까요? 왜 의료관광이 생각처럼 활성화되지 않는 걸까요?
시설, 장비, 서비스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은 아닙니다. 지리적 영향도 있지만, 이 역시 주요 원인이 아닙니다.
제도의 미비 탓도 있지만, 인식 부재, 즉 첫 단추부터 잘 못 끼우고 시작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봅니다.
여러가지 원인을 언급할 수 있지만, 페북에 온라인 상태로 가볍게 얘기하고 싶지는 않네요.
아무튼 의료관광에 대한 국가적 열망(?)이 큰 만큼 대표주자로 불리는 싱가폴 의료산업을 들여다 볼 필요는 있지만, 제대로 보고, 제대로 진단하지 않은 체 롤 모델로 삼으면, 어떤 처방을 하여도 백프로 망합니다.
이미 지금 그렇게 되고 있지 않은가요?
파크웨이 홀딩스가 말레이지아의 Pantai Holdings 지분을 인수하면서 Parkway Pantai로 지주회사 법인명을 바꾸었네요. 지분 인수로 현재 지주회사가 가지고 있는 병원이 18개, 2014~2015년 개원 예정인 병원이 6개 랍니다.
ReplyDelete이하는 전에 썼던 싱가폴 메디컬 어카운트제도에 대한 간략한 소개입니다.
ReplyDelete======
싱가폴은 메디컬 어카운트(medisave account)라는 독특한 제도를 가진 나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매달 세금 외에 이른바 4대 보험(국민연금, 고용보험, 건강보험, 산재보험)을 별도로 내지만, 싱가폴은 이를 합쳐서 내고, 정부는 국민 개개인에게 연령과 소득 등을 기준으로 의료비 지출용 계좌에 돈을 넣어 준다.
이 제도는 1980년대 시작되었으며 비슷한 시기에 싱가폴내 영리의료법인을 허용했다.
즉, 법인을 개설하고 투자자를 유치하여 투자받은 돈으로 병원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편 싱가폴은 독특한 특성이 있는데,
적도가 지나가는 싱가폴은 사실 살기 좋은 나라는 아니다. 참기 어려울 정도로 무덥고 습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싱가폴에 다국적 기업들의 아시아 본부들이 모여 있고, 금융, 무역이 발달한데에는 이유가 있다.
사실 싱가폴은 말라카 해협의 시작 부분에 있다.
말라카 해협은 수에즈, 파나마 운하처럼 매우 중요한 항로 중 하나로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 즉 태평양과 인도양을 이어준다.
전세계 선박 물류량의 25%, 전세계 석유 운송량의 50%, 아시아 국가들이 소비하는 석유의 90% 이상이 이 해협을 거쳐 간다.
과거 싱가폴은 해적들의 근거지였고, 지금은 동남아시아의 수도(capital)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은 물론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의 상권은 화교들이 쥐고 있는데, 이 들 화교들은 교육, 의료 시설이 뛰어나고, 인프라가 좋은 싱가폴에 가족을 두고 각국에 흩어져 사업을 한다.
이들 대부분은 여러가지 이유로 국적이 싱가폴이 아닌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질병이 생길 경우, 주로 싱가폴의 의료기관을 이용한다. (그래서 이를 의료관광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싱가폴 국가나 의료기관 입장에서 이런 양질의 고객을 그냥 돌려보낼 이유가 없다.
그래서, 이들에게 거의 미국 수준에 육박하는 고가의 의료비용을 부담시키는데, 이렇게 하려면 합법적으로 이익을 배당할 수 있는 의료법인 즉 영리의료법인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영리의료법인인 일찌감치 허용되었고, 이렇게 성공한 병원들이 소위 레이플즈 병원, 글렌이글스 병원 등이다. 물론, 이 병원의 주요 투자자들 역시 화교 출신들이다.
한편, 싱가폴 주민의 경우, 메디세이브라는 의료비 지출 계좌에 들어온 돈을 법으로 규정된 항목의 의료비 지출에만 사용할 수 있게 하였는데, 자주 병원을 이용하지 않는 일부 젊은이들의 경우에는 계속해서 계정 금액이 늘어나고, 반대로 질병을 가진 이들은 계정이 바닥나는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게다가 근로능력이 있는 젊은이들에게 주는 메디세이브 금액은 당연히 더 크고 (소득에 비례하므로) 능력이 없거나 질병이 있는 연장자는 금액이 적을 수 밖에 없다.
또, 일부 고소득자들을 상대로 하는 영리병원이 생기면서 이의 이용에 대한 욕구도 커졌다.
문제는 이 병원의 진료비 수준이 너무 높기 때문에 싱가폴 국적을 가진 보통 주민들은 메디세이브에 입금된 의료비로는 감당이 어렵고, 직접 부담하기에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Medishield 라는 제도를 만들었는데, 이는 메디세이브 어카운트에 입금된 돈으로 민영의료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자동으로 보험료가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다.
질병이 생기면 싱가폴의 고급 병원에 입원하고 진료비는 메디쉴드로 가입한 보험회사에서 내게 된것이다.
결국, 싱가폴 주민도 만족시키고, 병원도 자국 국민을 상대로 매출을 일으키고, 덩달아 싱가폴 보험회사에게도 좋은 제도가 된 것이다.
물론, 싱가폴의 모든 주민이 이런 혜택을 받는다고 볼 수는 없다. 그래서 영리병원이 있는 반면, 싱가폴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병원도 있다. 물론, 시설이나 서비스에 차이가 있는 건 당연하다.
기본적으로 싱가폴 의료비용은 상당히 고가이다.
또 레이플즈나 글렌이글스 병원 같은 영리병원의 시설 장비가 뛰어나다고 볼 수도 없다. 심지어 레이플즈는 독립 건물이 아니라 상가 건물 안에 있다.
그럼에도 싱가폴 의료가 우뚝 서고 의료관광의 대명사처럼 불리게 된 것은, 일찌감치 의료 시장을 개방하고, 자유 경쟁을 하도록 하고, 싱가폴 정부는 이의 이용을 위해 독특한 방식의 보험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자기 메디세이브 계정에 들어오는 돈 이상의 의료비는 본인이 부담해야 하므로, 자기 통제하에 의료 이용의 조절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대신 노령자나 경제적 약자 등 소외 계층에 대한 사회보장은 철저히 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상당히 합리적인 제도라고 보는 것이다.
물론 싱가폴이 도시 국가라는 측면도 여기에 작용할 것이다.
http://mvkceo.blogspot.ca/2013/10/blog-post_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