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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를 통제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고는 오만이며, 의사 집단에 대한 모욕이다.



아래 기사에 나온 정형선 교수의 시각에는 문제가 있다.

첫째, 진료량 증가를 "의사의 의도적인 행위 증가"로 단정한다는 것이다.

진료량이 증가 했다고 보는 건, 수가 인상 (평균 2%)에 비해, 전체 진료비 증가율이 높기 때문이다.

사실 진료량이 증가하는데에는 낮은 수가가 깊이 관여되어 있다.
물론 행위별 수가제 하에서, 행위 빈도를 올려 매출을 늘려보겠다고 하는 의사, 의료기관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사실 수가란 소비자 입장에서 구매 가격인데, 수가, 즉 가격이 싼 데다가 의료 소비를 통제할 수 있는 별 다른 기전이 없기 때문에 '의사의 의도'보다는 '의료소비자의 소비 욕구' 때문에 늘어난 것이 더 큰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가격 인하를 통해 진료량 규제를 하겠다는 건, 비현실적이다.
역설적으로 진료량을 통제하려면, 의료소비를 줄여야 하고, 그 방법은 수가를 올리는 것이다.

둘째, 의사의 행위를 법규, 고시 등으로 규제하겠다는 생각은 큰 문제이다.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행위 즉, <진료 행위>를 일일이 법규, 규정, 고시 등등으로 규제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오산이다.

사실 많은 정부 정책이 이런 착각 속에서 만들어지면서, 현장에 있는 의료인들과 부딪치고 있는데,

짜장면을 만들 때, 짜장을 얼마나 오래 볶아야 하고, 기름과 짜장의 비율을 어떻게 해야하고, 양파 크기는 얼마이어야 하고, 짜장 한 그릇에 들어가는 양파의 양을 어떻게 통제하고... 등등이 법, 규정, 고시로 가능한가?

하물며, 의료 행위라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행위를 비전문가들이 탁상에서 통계 수치와 얄팍한 지식으로 재단해서 법규, 고시, 규정 등을 만들어 통제한다는 게 말이 되나?

여담이지만, 학계에서 입장을 낼 때, 정책 기안을 하고 수립할 때, 사회시민단체에서 의료 행위를 가지고 거론할 때, 의료 행위는 기본적으로 '선의'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믿음을 깔고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

만일, 의사를 칼 든 합법적인 강도 내지는 악한으로 간주하고 이야기하는 집단이 있다면 의료계는 결코 그에게 대꾸하거나 대접해서는 안 된다. 왜냐면, 그렇게 하는 순간 모든 논의의 가정이 깨지면서 그 어떤 합의나 결론을 돌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사를 통제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고는 의사를 칼 든 철부지라고 생각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는 대단한 오만이며, 의사 집단에 대한 모욕이다.

의사 면허를 주고, 전문의 자격을 줄 때는 각자가 자신에 대한 자긍심과 책임을 가지고 알아서 수행하라는 의미이며, 그래야만 한다.

물론 소위 malpractice 라고 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행위를 하거나, 보편타당한 기준을 넘어서는 의료 행위를 하는 의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규제 역시 법이나 고시, 규정이 아니라, 의사들 사이에서 자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왜? 의사들이 제일 잘 아니까.
법으로 걸러낼 수 없어도 의사들은 걸려낼 수 있으니까.

그래서, 그 의사를 재교육 시키거나 혹은 의료계에서 도태시켜야 한다고 하는 판단을 의료계 내부에서 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같은 이상을 법에 규정하여 의료법에 윤리위원회에 대한 사항이 입법 된 것이다.

법은 이렇게 큰 틀에서 최소한의 규제만을 가져야 하는데, 그 세부 사항을 일일이 규정하여 이른바 적정성 평가, 심사라는 행위를 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의사를 돈으로 규제해 진료량을 통제해야 한다는 건, 재정 절감이라는 측면만 생각한 과잉 반응이며, 나아가 10만 의사를 모독하는 것이며, 국내 의료의 질 수준을 최악으로 떨어트릴 수 있는 탁상 발언에 불과하다.

정형선 교수의 이 같은 발언 보도가 진위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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