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e와 ikea를 극복하려면?
아래 첨부한 기사를 동의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사실 나이키나 ikea (이케아로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케아는 스웨덴 식 발음이고, 미국식 발음은 아이키아 임)의 가장 독특한 공통점은, 직접 상품을 제조 생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둘의 회사는 주로 디자인, 유통, 직영점 관리, 생산 관리를 하며 제품의 생산은 '파트너 회사' 혹은 자회사 형태로 투자한 제조사에서 이루어진다.
ikea의 경우 53개국에 1084 개의 파트너 사가 있고, 이중 2/3는 유럽에, 1/3 은 아시아에 있으며, 1만 가지가 넘는 아이템을 생산한다. 나이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한편, ikea는 42개국에 345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데, 거의 모든 매장을 직접 소유하고 운영한다.
ikea의 거의 모든 가구는 Knock down 방식(조립되지 않은 체 부품을 compact하게 packing한 상태로 박스에 넣어 판매하는 것)으로 창고로 꾸며진 매장에서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픽업하여 계산대로 끌고가 구매하고 직접 집으로 가져가 조립해야 하는, 굉장히 불편한(?) 소비 구조로 판매하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물류비용 (운송비, 창고 보관비용)을 줄이고, 조립비용을 없앨 뿐 아니라, 매장 직원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가구는 부피가 크기 때문에 생산지가 여러나라에 흩어져 있고, 매장도 여러나라에 있어 국가간 물류 비용 절감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최근 일부 매장의 경우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조립 비용을 받고 조립해 주거나, 배송비를 받고 배송해 주는 경우도 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
아무튼 이런 판매 구조는 인터넷에서 물건을 고르고 클릭 몇 번으로 주문을 마치면, 그 다음날 바로 물건을 배송, 설치해 주는데 익숙한 한국 소비자에게 적지 않은 저항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한국에는 비교적 늦게 ikea가 진출하는데, 2014년 KTX 광명역세권에 아시아 최대(?) 규모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보도된 자료 (부지 약 78,000 m2, 연면적 131,000 m2)가 사실이라면, 아시아 최고가 아니라, 전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 같아 보인다. (현재 가장 큰 매장은 스웨덴 스톨홀롬 점 55,200 m2)
이 때문에, 우리나라 중소가구 회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고 하는데,
소규모의 영세한 가구, 가정용품 회사들이 ikea와 같은 거대 기업과 경쟁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한편,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만일 국가 차원에서 "창조 경제"를 부르짖으며, 고용 창출과 청년 실업난 타개를 목표로 한다면, 이런 방법도 있을 것 같다.
1) 국가가 일부 자금을 출자하고
2) 이 자금을 seed money로 하여 투자를 받고
3) 이렇게 조성된 자금을 펀드로 만들어
4) 젊은이, 기존 기업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디자인 공모를 하고
5) 이 공모 당선을 계기로 창업하고자 하는 젊은이가 법인을 설립하도록 하고, 펀드가 그 법인의 지분 51%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지원하고 (기존 회사의 경우는 법인 전환 후 지분 인수) - 이 경우, 펀드는 지주사가 되고, 새로 만들어지는 법인은 자회사가 됨.
6) 이 자회사들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 (혹은 직접 생산)하도록 하고 이를 지주사 (혹은 지주사가 설립한 유통사)에 독점 납품하도록 한다.
7) 지주사 (펀드)는 제품을 생산 유통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렇게 할 경우, 지주사는 일거에 수천, 수만 가지의 새로운 제품을 생산할 수 있고, 젊은이들이나 기존의 영세 회사들은 자신들의 디자인을 제품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게 된다.
젊은이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별도로 법인을 만들도록 하는 것은, 고용인이 아니라 회사의 경영자로써 디자인, 제품 생산,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자는 의도이며,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회사를 더 키울 수 있고, 더 큰 과실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함이다.
젊은이들은 자신의 디자인 혹은 생산품이 잘 팔릴 수록 자신의 법인의 매출이 커지므로 더욱 더 새로운 디자인 개발과 제품 생산에 열중하게 될 것이다.
그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는 이 구조에 참여하는 회사가 늘어 날수록 처음에는 수십~수백에서 나중에는 수천~수만에 이르는 자회사의 연결재무재표를 통해 놀라운 성장율을 기록할 수 있어 매출 이익 뿐 아니라, 상장을 통해 안정적인 출구 전략을 짤 수 있다.
따라서, 생산, 유통, 판매에 이르는 (아래 기고에서 언급한) '복잡성 관리'를 통해 적지 않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으며, 리스크를 상당부분 줄일 수도 있다. 즉, 투자자에게 매우 매력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최근 고용 불안 (비정규직 문제, 조기 퇴직 등) 문제로 상당 수 젊은이들은 공무원 같은 안정적 직장이 아니면 회피하는 경우가 많고, 창업을 꾀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 같은 비즈니스 플랜은 비단, 가구, 가정용품에 한정하는 것은 아니다.
디자인, 물류는 제조업인 2차 산업이 아니라, 3차 산업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2008년, 아이폰이 한국에 진출했을 때, 아이폰이라는 경이로운(?) 물건을 접하고 나서, 다수의 사용자들은 삼성 휴대폰을 조롱하기 시작했다. (당시 삼성은 햅틱폰, 아몰레드폰이 최고였다.)
그리고, 채 2년이 넘기 전에 삼성은 갤럭스를 내놓았고, 5년이 지난 지금, 전세계 휴대폰 유통량의 절대적인 양을 삼성, LG등이 만들고 있다. 아이폰은 우리에게는 위기였고, 새로운 기회였던 것이다.
늘 그렇듯, 위기는 곧 기회이다.
게다가 우리 민족은 노동집약, 기술집약적인 것에만 능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일단 무언가를 하고자도 덤비면, 상상이상으로 그 무언가를 극대화시켜버리며 경쟁 상대를 압도해 왔다.
ikea 국내 진출은 어제 오늘 거론된 것이 아니다.
이미 10 수년 전부터 검토되었고, 여러 번 시도된 바 있다.
그럼에도 계속 미루어진 것은 ikea의 policy와 이를 도입하려는 국내 대기업 간의 입장 차이가 가장 컸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중국은 물론 일본,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도 입점된지 오래인데, 한국에 비교적 늦게 들어온 것은 다행일수도, 기회일수도 있다.
가구, 가정용품 시장이 우리나라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ikea에 대적할만한 디자인, 생산, 유통, 물류 구조를 만드는 것은 이상에 불과한 것일까?
2013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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