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3월 3일 : "우한폐렴 사망 케이스의 ‘끈끈하고 마치 풀 같은 액체’
우한폐렴 코로나바이러스 즉, SARS-CoV-2 가 사스 바이러스처럼 인체 세포의 ACE2 수용체를 이용해 세포 안으로 침투한다는 건 이미 밝혀졌다.
우한폐렴 코로나바이러스는 호흡기 상피 세포나 Type2 폐세포(pneumocyte)를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Type1 폐세포는 폐포의 모양을 만드는 얇고 넓적한 세포지만, Type2 폐세포는 surfactant 라는 물질을 생산하는 작은 세포다. Surfactant 는 surface tension 즉, 표면장력을 감소시키는 물질이며 호흡 생리에서 매우 중요하다.
왜냐면, 폐포의 크기는 매우 작은 반면, 폐포 안쪽은 물 95%로 구성된 점액이 발라져 있는데, 물은 표면장력을 가지고 있어 서로 뭉치는 성질이 있어 표면장력을 감소키지 않을 경우 폐포 내부가 달라붙어 찌그러져 가스 교환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를 무기폐라고 하는데, Type2 폐세포에서 만들어진 Surfactant는 이 표면장력을 감소시켜 무기폐를 막는 역할을 한다.
무기폐가 생기는 경우는 여러가지인데, 임상에서 가장 흔히 보는 경우는 전신마취 수술 후이다. 주로 가슴이나 상복부 수술을 한 후 잘 생기는데, 마취 중에는 일정량의 공기를 장시간 반복적으로 넣어주고, 수술 후에도 얕은 숨을 쉬기 때문이다.
Type2 폐세포는 심호흡이나 기침을 할 때 이에 자극받아 surfactant를 분비하는데, 마취 중 또 수술이 끝난 후에도 상복부 수술 등으로 인한 통증으로 심호흡이나 기침을 하지 않으면, surfactant 분비가 줄면서 무기폐가 생긴다. 이렇게 무기폐가 생기면 곧 폐포 사이로 점액이 흘러들어가면서 염증을 일으켜 열이 나기 시작한다.
이때 가장 좋은 처치는 기침을 시키는 것이다. 기침을 통해 점액(즉, 가래)을 뱉아내게 하고 Type2 폐세포를 자극해 surfactant를 분비할 수 있도록 하면 해결된다. 호흡기를 다루는 의사들은 강제로 기침을 시키는 방법 서너가지는 기본 탑재하고 있다.
이런 기초 지식을 가지고, 우한폐렴 코로나바이러스로 돌아와 보자.
만일 우한폐렴 코로나바이러스가 Type2 폐세포를 공격해 이 세포가 파괴되면 surfactant의 양이 줄고 그곳의 폐포들은 달라붙어 무기폐가 된다.
그런데, 일반적인 무기폐는 흉부 CT에서 우한폐렴 코로나바이러스의 초기 소견과는 다르게 보인다. 즉, 우한폐렴 코로나바이러스의 초기 CT는 GGO (ground glass opacity. 간유리 같은 소견)을 보이지만, 무기폐는 Consolidation pattern 을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GGO 패턴을 보이는 흔한 경우, 폐포에 점액이나 물, 피 등이 불완전하게 차거나, 폐포간질이 염증이나 부종으로 부어 두꺼워졌을 경우이다.
즉, GGO 패턴을 보였다는 건, 폐포 안에 점액이 차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동시에 모든 Type2 폐세포를 공격하는 건 아니므로, 공격당한 폐세포가 있는 부위 군데군데의 폐포가 점액으로 차도, 나머지 폐포는 건재하므로 호흡 곤란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증상이 별로 없는 환자의 CT에서도 폐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우한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GGO 패턴 |
기사에 따르면, 우한폐렴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려 사망한 케이스는 메르스와 달리 점도가 매우 높은 점액질 (젤리를 연상하면 될 듯)로 폐포와 하부 호흡기가 차 있는 듯 하다. 이러면 가스교환이 불가능해지며 사실상 질식사한 것과 같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720602…
메르스의 경우, cytokine storm에 의해 ARDS 즉 호흡부전증에 빠져 사망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과도한 면역반응에 의해 심한 염증 반응을 일으켜 폐 혈관으로부터 다량의 삼출액이 빠져나와 폐포가 잠기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메르스의 부검 소견에서 ‘매우 끈적거리는 점액이 가득차 있다’는 식의 소견은 없었다.
사실 호흡기 점막에는 점액을 생산하는 세포들이 있어, 점액은 정상적으로 만들어지고 배출된다.점액을 만드는 세포를 Goblet cell 이라고 한다. 이 세포들이 만드는 점액은 대부분이 물이고, mucin, 단백질, 지질 성분이 일부 포함되며 이 점액을 mucus 라고 부른다. 끈적거리는 건 mucin 때문이다.
또, 우한폐렴 코로나바이러스는 호흡기 점막 세포도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공격을 받는다는 건, 바이러스가 침투해 세포 기관을 이용해 증식 후 세포를 깨고 나온다는 것이므로, 점막 세포들이 죽게된다. 그렇다고 일거에 모든 호흡기 세포들이 동시에 공격받는 건 아니며, 정상 점액 세포는 여전히 점액을 만들 것이다.
그렇다면, ‘폐포와 기관지를 채운 점도높은 젤리같은 끈적거리는 점액성 물질’은 이 세포들이 만든 호흡기 점액일 것이다.
즉, mucin 함량이 대단히 높아진 점액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럼 왜 mucin 함량이 올라갔을까?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다만, 바이러스 공격에 따른 면역 반응의 과정일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일부 폐에 발생한 선암(adenocarcima)의 경우, 젤리같이 끈적거리는 늑막삼출액이 생성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점액은 흉관을 넣어도 배출되지 않으며 흡수되지도 않아, 결국 폐 용량을 잡아먹어 호흡 곤란을 야기한다.
이처럼 ‘어떤 경우’ 매우 점도가 높은 점액이 만들어질 수 있다.
2020년 3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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