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3월 16일 : "섣부른 희망을 버려라"







사람에게 희망은 생명수 같은 거다.
물없이 살 수 없듯, 희망없이 삶을 견디긴 힘들다.
그러니 희망을 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고 싶어 한다.


확진 건수가 줄기 시작하자 이곳 저곳에서 희망이 봄날 새순처럼 고개를 내민다.

그 희망은 이제 곧 ‘우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종식될 것’ 이란 것이다.

바이러스 ‘종식’이란 무슨 의미일까?

- 확진 건수 감소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 단순히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하지도 않는다.
- 바이러스 감염자들이 모두 퇴원하는 걸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바이러스 종식은 그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이 단 한 명도 없거나, 모든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이겨낼 항체가 생겼다는 걸 의미한다.

인플루엔자의 경우 여름이 되면 플루에 걸린 사람이 없지만, 겨울이 되면 또 감염자가 생긴다. 이게 2009년 이래 계속 반복되었고, 해마다 전세계에서 수천만명이 감염되고, 50 만명 이상이 죽는다.

그래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종식되었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완전히 종식된 바이러스는 천연두 정도이다.

우한 코로나 역시, 6,7월이 되어 더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는다해도 겨울에 다시 재발한다면 이 역시 종식된 것이 아니다. 한 명의 감염자는 또 다시 수십명, 수백명의 감염자를 만들어낸다.

우한 코로나는 항체가 생긴다해도 그 항체가 B형 간염처럼 영구히 존속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항체가 얼마나 지속될지도 모르고, 항체가 있다해도 변형된 유전자를 갖는 우한 코로나가 출현해 다시 감염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더 큰 문제는 바이러스가 쓰나미처럼 휩쓸고 사라진다 해도 상황이 종료되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이미 전 세계는 깊은 경기 침체 수렁 문턱에서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 수렁이 얼마나 깊을 지, 몇 년이 지나야 헤어나올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우리나라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에서 비교적 빠르게 회복했지만, 이태리는 지금까지 회복되지 못한 체 치명타를 맞았다. 국가에 따라 경기 회복이 매우 느리고 더딜 수 있다는 얘기다.

만일 유럽이 장기 불황을 겪게되면 무역으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는 큰 시장을 잃게 되며 덩달아 어려워진다. 중국도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큰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이며, 그 파장이 우리에게 크게 다가올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희망이 불안을 덮어서도 안 된다.

불안은 경계심을 높이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중요한 도구이다.

중국은 정치적 이유로 조기 종식을 선언했다가 반듯이 그 댓가를 치룰 것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희망이 아니라 불안을 장착할 때이다.



2020년 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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