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3월 3일 : "사망자를 통해 감염자를 추정한다면..."





미국의 사망자가 2명으로 늘었다.

이 둘은 같은 병원에서 2월 27일, 28일 하루 차이로 연달아 사망했는데, 같은 요양 시설에 있던 기저 질환자들이다.


NYT는 이들의 감염 경로가 불분명하다며, 워싱턴 주의 감염자가 1400 명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수치의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통상, 우한폐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의 80%는 비교적 가벼운 증상만 보이고, 15%는 중증이며, 5%는 심각한 수준의 증상을 보이며 전체 감염자의 1~2%는 사망의 가능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한 명의 사망자는 1~200 명의 감염자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렇게 사망자 수로 감염자를 역추정하는 건, 우한폐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들의 증상이 명백하지 않고, 확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1:100 의 가설을 고려해 감염자를 추정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 가설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적용되지 않는다.

현재 확진자가 발생한 거의 모든 국가는 사망자에 비해 적은 확진자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왜일까?

추정컨대, 이 가설이 틀렸다기보다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감염 의심자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여전히 우한폐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의 확진은 PCR 검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각국의 PCR 검사 역량이 부족하거나, 진단 키트의 수급에 문제가 있거나, 확진자를 찾아내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부족하거나, 비용 문제 때문일 것이다.

외국의 사례를 보자.

중국의 확진자는 8만명이 넘었지만, 사망자는 3천명에 이른다. 즉, 사망자에 비해 확진자 수가 턱없이 적다.

이건 어떻게 해석할까?

첫째는 확진자 수의 오류이다.

즉, 실제 감염자는 이보다 훨씬 많아 수십만명에 이를 수 있지만, 제대로 된 확진 검사를 할 수 없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확진자 수가 적다고 할 수 있다. 제대로 검사하지 않는다는 건 여러 증언으로 확인할 수 있다.

둘째는 초기 대응의 실수이다.

우한폐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의 특징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수일이 지나 갑자기 증상이 악화되고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는데 이 때 산소 투여 등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을 경우,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심장질환, 기존의 폐질환이 있다면 사망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중국의 경우, 감염자가 창궐한 후에나 대응을 시작해, 우한 시나 후베이 성의 의료자원으로는 이들을 제대로 치료할 수가 없어 초기 사망자가 급격히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이건 중국만의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이란의 경우 사망자도 66명인데 비해 확진자 수는 1500 명 수준이다.

이 경우도 중국처럼 이란의 진단 능력이 떨어져 제대로 확진하지 못하고 낙후된 의료 시설 탓에 사망자가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이태리의 경우 사망자는 34 명, 확진자는 1,694 명이다. 이태리는 이란에 비해 월등히 나은 의료 수준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확진 검사는 미비하다 할 수 있다.

반면, 전수 검사를 실시한 일본에 기항한 크루즈 선의 경우, 705명이 확진되고 6명이 사망했다. 1:100의 비율에 가장 접근한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사망자에 비해 확진자가 훨씬 더 많은 유일한 국가이다.

현재(3월 3일)까지 우한폐렴 코로나바이러스 국내 사망자는 28명이다. 이중 간질환 등으로 이식 수술을 기다리다 사망한 몽골인 (서울에서 사망)을 제외한 나머지 사망자 27명은 모두 대구, 경북에서 발생했다.

대구 경북의 확진자는 3700 명 수준이다.

사망자에 비해 확진자가 훨씬 더 많다.

이는 대구, 경북에서 집중적으로 확진 검사를 실시하고 있고, 감염 환자에 대한 의료 대응이 비교적 재빨랐고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건 긍정적인 사인이다.

그런데, 만일 확진자 수십명에 불과한 다른 지역에서 사망자가 발생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왜냐면 그건 감염자 분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훨씬 더 많은 감염자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한편, 2월 중 전국에서 원인이 불분명한 변사자들이 다수 있었다는 걸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개중에는 폐렴을 보인 사망자도 있었다.

물론 그들은 모두 확진 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보였으므로 이들이 우한폐렴으로 사망했다고 보긴 어렵다.

그렇지만 만의 하나 이들이 감염자였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다.



2020년 3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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