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의사 출신 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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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출신 복지부 장관?>
메르스 대응에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 복지부 장관이 의사 출신이 아니라서 이 사태가 더 악화된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주장은 세월호 사태나 메르스 사태나 모두 "대통령 탓"이다라고 주장하는 예의 그 "탓 하는 사람들"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왜냐면, 민주주의 공화국에서는 사람보다 시스템이 더 중요한 것이고, 특히 행정 업무는 단단한 시스템이 일을 하는 것이지 어느 한 사람의 말 한 마디, 손가락질 하나로 무엇이 바뀔 수 있는 구조여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이 생길 때마다 대통령을 거론하며 책임을 묻고, 대통령 입을 쳐다보는 건, 옛날 미개했던 민족들이 비가 내리지 않자 무당을 찾아가 무당이 굿판을 벌여 비가 내려 주기를 바라는 샤머니즘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누군가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부 장관으로 의사가 가야 한다는 여론이 조금씩 비등하자, 은근 이를 기대하는 의사들이 하나 둘 늘어나는 것 같아 재미지다.
의사가 장관이 되면 나아질까?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금 의사협회, 병원협회 회장과 상임이사 등은 대부분 의사이다. 그런데, 말 안해도 알겠지만, 두 단체는 늘 그 모양이다.
역대 의사 출신 보건부 (보건사회부) 장관이 없었던 것이 아닌데, 그 때 의료가 꽃을 피웠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없다.
현 국회의장도 의사 출신이고, 19대 국회는 역대 국회 중 의료인 출신 의원 수가 가장 많은 편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현재 건강보험의 두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심평원장 모두 의사이다.
그래서 의료계 살림살이가 나아졌고, 의료 정책, 국민보건이 획기적으로 나아졌다고 누구도 쉽게 말할 수 없다.
게다가 일부 언론은 이번 사태가 이 모양이 된 건, 현 복지부 장관이 의사가 아니라 연금 전문가이기 때문이 아니라, 조직 장악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그러니, 의사이기 때문에 복지부 장관이 되어야 한다가 아니라, 의사이며 행정 경험이 풍부하므로 복지부 장관이 되어야 한다가 맞지 않을까?
그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의사, 의료인들이 보건의료 행정 업무에 더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며, 오랜 시간 동안 훈련을 통해 양성되어야 적격인 사람도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더 중요한 건, 누가 복지부 장관이 되어야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탄탄한 보건의료 정책 시스템을 구축하느냐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의사가 장관이 되면, 눈꼽만치라도 의료계가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헛꿈은 진작 깨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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