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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침팬지가 인격체이다?>



침팬지가 인격체이다?

14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진 지난 5월 27일 뉴욕 법원에서 인신보호 영장 청구에 대한 심리가 진행되었다.

인신보호 영장(the writ of habeas corpus)이란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는 영미법의 제도로, 이유없이 구금되었을 때 인신보호 영장을 신청해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구금에서 풀려날 수 있게 된다.

특이한 건, 이 인신보호 영장 청구가 사람에 대한 것이 아니라 원숭이에 대한 것이라는 점이었다.

이 심리는 “Nonhuman right project”라는 동물보호단체가 요구한 두 마리의 침팬지의 인신보호 영장 청구에 관한 것이었다.

이 단체(NRP)는 이미 지난 2013년 대학 실험실에 갇혀 있는 2 마리의 침팬지와 개인이 소유하고 있던 2 마리에 대한 인신보호영장 청구를 신청했으나 미국 법원은 이 신청을 기각한 바 있는데, 이번 심리는 이 중 헤라클레스와 레오라는 두 마리 침팬지에 대해 뉴욕 주 대법원에 항소하여 인신보호 영장 청구가 받아들여짐으로써 이루어진 것이다.

이 영장 청구가 받아들여지자, 미국 법원이 침팬지를 인격체로 간주하였다며 동물보호단체는 환호하기도 했다.

사실, 침팬지나 유인원, 돌고래 등을 풀어달라는 소송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2011년, 한 동물보호단체는 샌디에이코 시월드를 상대로 야생 범고래 5마리를 노예처럼 부린다며 소송을 냈지만, 미국 샌디에이고 법원은 이를 기각한 바 있다.

2013년 인도 환경산림부는 돌고래는 ‘비인간 인격체’이며, 이에 따른 고유 권리가 있으므로 돌고래를 공연 목적으로 가두는 해위를 금지한다고 명령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인도에서는 돌고개 사육을 위한 수족관을 더 이상 설치할 수가 없다.

2014년 아르헨티나 법원은 동물원에 갇혀 살던 29살짜리 오랑우탄 산드라에게 “기본권이 있다”는 판결을 했던 바도 있다.

산드라는 1986년 독일의 한 동물원에서 태어나 1994년 아르헨티나오 이주되었으며, 이후 줄곧 부에노스아이레스 동물원에서 지내왔다.

당시 법정에서의 논쟁은 산드라가 사물에 가까우냐 혹은 사람에 가까우냐이었는데, 산드라 측 변호인의 주장은 “산드라는 철학적 의미로 하나의 인격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산드라는 불법적으로 자유를 빼앗긴 “비인간 인격체”(non-human person)라며, ‘비인간 개체’도 기본권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비인간 인격체”는 20세기 말부터 시작된 일종의 사회 운동에서 시작된 용어이다.

이 운동을 주도하는 토마스 화이트 교수(Thomas White)는 인간(human)을 “a biological concept, pertaining to the specific species homo sapiens (호모 사피엔스로 국한하는 생물학적 개념)”로 규정하고, 인격체(person)는 “a philosophical concept, as ‘a being with special characteristics who deserves special treatment’(특별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는 특별한 개체라는 철학적 개념)”로 정의한다.

그는 비인간 인격체로 규정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Alive
- Aware
- Feels pleasure and pain
- Has emotions
- Possesses self-consciousness, personality
- Exhibits self-controlled behaviour
- Able to recognise and treat other persons appropriately
- Exhibits higher order intellectual abilities

즉, 의식이 있고, 즐거움과 고통을 느끼며, 감정이 있고, 자의식이 있으며, 조절가능한 행동을 하며, 다른 개체를 인식하고 다룰 수 있어야 하며, 높은 수준의 지적 능력을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도 언어와 도구를 사용하고 이성과 감정이 있으며 때로는 도덕적 행동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쌓이고 있는 만큼, “동물은 기계이다”라는 데카르트 식 명제는 폐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이른바 “거울 자기인식 실험”을 진행한 바 있는데, 거울을 설치한 후 동물들이 이 거울에 비추인 자신의 모습에 어떻게 반응하는 가를 보는 것이다.

이들은 거울 자기인식 실험을 통해 자의식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인식한다는 것은 남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 볼 수 있다는 것 즉, ‘스스로를 타자화하여 바라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며, 나아가 ‘반성적 사유를 할 수 있다’고 봐야한다고 주장한다.

또 이 테스트를 통과한 동물은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등의 유인원과 코끼리, 돌고래 등이었으며 최근 조류인 유럽 까치 (European magpie)도 이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한다.

과거 박원순 시장이 서울대공원에 있던 돌고래를 풀어준 것도 이 운동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뉴욕 법원은 헤라클레스, 레오를 데리고 있는 뉴욕대학 측에 "불법구금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인신보호영장을 헤라클레스와 레오에게 발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라.”고 주문한 바 있으나, 정작 5월 27일 심리에서 법원은 판결을 보류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비인간 인격체”의 개념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으며, 여러가지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설령 이 같은 개념이 보편화된다고 하여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법률을 동물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것도 문제로 남는다고 할 수 있다.

2015-06-13


1 comment:

  1. 오늘 아침, 뉴욕법원에 실험용 원숭이를 비인간 인격체로 간주해 인신보호영장을 발급해 달라는 청구에 대한 심리가 지난 달 말경에 있었다는 이야기를 페북에 썼습니다.

    또, 비인간 인격체(Nonhuman person)에 대한 용어와 정의를 만들고 이 운동을 이끈 토마스 화이트 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도 간략히 적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이들은 이런 주장을 할까?

    단지 사상의 진보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근대인류사에서 끈질기게 살아남고 있는 '변증법적 유물론'의 곁가지가 아닐까?

    변증법적 유물론은 반 종교적 사상이며, 잘 알다시피 맑스와 레닌으로 이어진 공산주의 사상의 토대를 만든 세계관입니다.

    동물이 인간과 동등한 대우를 받거나 인간의 행동을 규율하는 법을 동물에게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는 지극히 성경과 반하는 것이며, 인정하든 않든, 2천년간 유럽의 정신 세계를 지배하였던 기독교 정신과도 맞지 않습니다.

    원숭이에게 인격적 대우를 해야 한다면, 머지 않아 소나 닭도 그렇게 해야 할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이들은 장애를 갖는 인격체이므로 사람에 우선하는 대우를 하자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지금으로 보자면 매우 비약적인 추정이지만, 동성애자들이 드러내 광장에서 페스티벌을 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현재를 보건대, 불가능한 예측은 아니라고 봅니다.

    박원순 시장이 서울대공원의 돌고개를 풀어주고, 동성애 페스티벌을 지원하는 건, 단순한 이유 때문이 아니란 의문도 생깁니다.

    만일, 비인간 인격체 운동이 변증법적 유물론에서 비롯되었다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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