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메르스가 국민 탓?>


"보건당국은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자신들이 국제기준을 따른 방역체계로 잘 대응했지만, 미성숙한 병원문화가 메르스를 확산시켰다며 국민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당국은 "WHO에서 권고한 기준에 따라서 방역체계를 가동했다"며 "간병인, 보호자들이 통제받지 않고 환자들에게 노출돼 병원감염이 더 확산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사에 나온 이야기인데, 누가 이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말을 한 사람은 보건당국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
메르스 사태가 이렇게 커진 건, <메르스를 국제기준에 따라 방역 조치 했기 때문>이다.
국제기준에 따라 방역 조치했다는 건, 메르스 바이러스의 행태를 국제 사회에서 알고 있는 수준으로 알고 조치했다는 것인데, 계속 얘기하지만, 그 국제사회에서 알고 있는 수준이란 결국 사우디 경험인데, 여러가지 사우디 특수성을 감안하지 못한 체, 그 잣대로 국내 메르스 사태를 대응했기 때문에 문제가 커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기준에 따른 방역을 해서는 안 되며, 잘 모른다는 가정 하에 훨씬 더 폭 넓고 공세적 격리와 방역을 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제와서야 이런 이야기들이 언론, 방송에 비춰지고 있지만, 전염병 방역에 대한 조금이라도 아는 의사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당연하고, 지난 6월 초, 사우디와 우리나라를 같은 경우로 놓고 봐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페북에 쓰면서 보건 당국에 자문을 하는 감염학회, 교수들이 도대체 옆에서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하고 있는 건지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지금 누구 잘잘못을 따지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메르스를 잡겠다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이야기이다.
WHO 기준대로 했으니, 나는 잘못한게 없다. 이게 말이 되는 건가?
모르긴 몰라도 이 말을 공무원이 했을리 없고, "근거 중심 의학"한다는 분들의 말인듯 싶어 더 답답하다.

불안을 조성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기존 격리자 5천명, 삼성서울병원으로 야기된 격리자 4천명, 부산에서만 1천 이상 격리.
이런 식의 격리대상자 즉,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는 밀접접촉자 수의 증가는 이미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봐야 한다.
삼성병원 구급대원, 대구 공무원 등 통제 범위를 벗어난 감염 확진자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 사실을 빨리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려, 국민들이 오판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발병 혹은 경유 병원에 방문했거나 의심스러운 발열 등 증상이 있을 경우 스스로 보건 당국에 신고하도록 하고, 각 자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도록 더 강력히 주지시켜야 한다.
여전히 "공기 감염은 없다. 지역 감염은 없다. 젊은 사람, 건강한 사람은 괜찮다"며, 마치 정부가 계속 메르스 사태를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행세하다가는 정부에 대한 불신은 심화될 것이고, 정말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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