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의료 대란이 조짐이 보인다>



지금 의료 일선에서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들이 감지된다.

첫째, 당장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할 고혈압, 당뇨, 심질환자들의 병원 방문이 뚝 끊겼다.
암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평소같으면 장사진을 이룰 감기, 배탈 등 경증 환자들의 방문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들 환자의 방문 감소로 병원의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말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암환자 만성질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꺼리면서 이들이 병을 키울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들이 병원에 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메르스는 고혈압, 당뇨, 호흡기 질환, 암환자 등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당국과 언론의 주장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메르스 감염시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불안이 일반 국민에 비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정작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지 않는 것이다.

물론 이들의 방문 지연이 계속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는 심정으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들의 일시적 치료 중단이 거시적 시각에서 볼 때 적지 않은 collateral damage를 야기할 것은 뻔해 보인다.

둘째, 감기, 배탈 등 경증 질환자들의 방문이 줄어든 것은 양가적 측면이 있다.

한편으론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료 이용이 과다했다는 측면을 볼 수도 있지만, 다른 측면으로는 메르스 감염의 증상을 가지고 있는 체, 방치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메르스는 호흡기 증상만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위장증상도 야기한다. 사우디의 경우 환자의 약 30%가 위장증상을 경험했으며 호흡기 증상보다는 심한 위장 증상을 호소했다는 통계도 있다.

따라서, 오히려 평소와는 달리 이런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메르스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더 큰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메르스 감염 병원은 늘어날 것이며, 일반 환자들이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부는 메르스 안심병원을 분류하여 공지했는데, 그 수는 전국에서 80 여 곳 밖에 되지 않는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므로 체감할 수 없지만, 감염 병원이 늘어날 경우 환자가 집중되면서 이들 안심 병원에 업무 부하가 걸리고, 치료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넷째, 날이 갈수록 메르스 확진 환자가 늘어나면서 확진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여력이 계속 줄어들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미 확진 환자 수는 정부가 말한 음압실의 수용 능력을 넘어섰다.

지금은 음압실만 있으면 병원 규모나 수준을 보지 않고 무조건 환자를 밀어넣는데, 그곳에서 환자 상태가 악화될 경우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환자가 악화될 경우 최종적 치료 방법이 ECMO 치료인데, 현재 메르스 확진 환자가 있는 병원 중 ECMO가 불가능한 병원도 상당 수에 이른다.

결국 메르스 확진 환자는 그들대로, 만성질환은 가진 국민은 그들대로, 또 일반 국민들은 국민대로 의료 이용에 큰 차질이 올 것으로 보인다.

의료 대란이 눈 앞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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