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퍼즐이 맞는구나





비로소 퍼즐이 맞아떨어지며, 안개 같은 의문이 사라진다.

의문이란 이런 것들이었다.

1) 왜 노회장은 독단적으로 의정 협의(합의가 아니다)내용 발표를 전부 부정하며, 기자회견을 했을까?


이 의정 협의 기자회견을 조작으로 규정하고, 다시 의협 협상단을 물 먹였는데, 이 협상단은 바로 서울시 회장과 자신의 측근 중의 측근 이용진 부회장이다.
상식적으로 파업 투쟁을 코 앞에 두고, 서울시 회장과 진실 공방을 벌이면서 파렴치한으로 몰고 각을 세운다는 건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상식적이지 못하다. 서울시 협조 없이 대규모 집회나 시위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몇 번이나 협회를 나갔다가 다시 불러들인 바 있는, 그만큼이나 애착을 가졌던 이용진 부회장까지 물 먹인 꼴이 되었다. 결국 이용진은 사표를 냈다.

2) 왜 노회장은 제대론 된 투쟁 조직체, 중앙 비대위도 없이, 상임이사회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마치 독고다이 깡패처럼 혼자 파업 투쟁을 이끌어가려고 했나?


현재 알려진 투쟁위원회 위원은 노회장과 부산시 회장, 충남 회장, 전공의 회장, 병원의사협 회장 등 5인에 불과한데, 그 중 가장 측근이라는 부산회장이 오늘 투쟁위를 사퇴했다. 사퇴 이유는 경찰로부터 의료기관폐쇄 등 압박을 받았다는 것이다.
경찰이 무슨 수로 의료기관을 폐쇄할지 모르겠지만, 그 말에 투쟁위를 던져 버리다니… 아무튼 투쟁위에 투쟁을 이끌고 갈 사람은 없다.

뿐만 아니라, 상임이사회의 경우 이용진, 박용언, 김길수, 이주병, 강청희 등 노회장 최측근이었던 임원들이 대부분은 그만 두었고, 나머지 대부분 상임이사들도 회의에 불참하거나 나 몰라라 하는 형국이라고 한다.
노회장의 잘못된 리더십, 독단적 행동에 대한 불만과 반감일수도 있고, 돌아가는 상황에 대한 불안의 표시일수도 있다.
또, 그나마 지지 세력이었던 전의총 역시 등을 돌렸다.
시도의사회장들은 이미 노환규 회장에 대해 맘을 접은 지 오래인 듯 하다. 아예 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런 형편에 전국적인 투쟁, 총 파업을 할 수 있는가?

3) 왜 파업 참가율은 별 의미가 없다는 소리를 지껄였을까?


노환규 회장은 수 일전 기자들과 만나 “"파업 참가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부 압박용이기 때문에 정부가 어느 정도 압박을 받느냐는 것이 중요하다" 라는 망언을 했다.
파업을 수일 앞 둔 상태에서 투쟁을 이끄는 지도자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파업 참가율이 낮을 것을 예측해 미리 밑밥을 까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4) 왜 정관과 업무 규정을 어기며 아무도 모르게 ARS 업체를 스스로 선정하고 스스로 용역 줘가면서 급히 설문조사를 한다고 했을까?


협회 업무 규정대로 하자면, 업체 선정과 발주는 총무이사가 복수의 업체 제안서를 통해 견적을 받고 규정에 따라 업체 선정을 하고, 상임이사회 보고 후 수주를 줘야 한다.
물론, 긴급 시기이고 시간에 쫓긴다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불과 몇 일전에 무려 1 주일간에 걸쳐 투표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파업 방식에 대한 ARS 설문 조사를 시행했다.
게다가 입찰은 커녕 기안, 결재의 과정도 없었으며, 오로지 회장의 독단적 결정에 따라 진행되어 ARS 설문 조사 수주 금액이 얼마인지도 모른다고 한다.
왜 그래야 했을까?

사실은 바로 이거였다.


파업 결정은 노환규 회장이 내린 것이 아니다.
지난 12월 15일 여의도에서 전국의사궐기대회에서 대정부 투쟁이 선언되었고, 대표자 회의를 통해 1월 11일 총파업 출정식과 함께 3월 3일 총파업을 선언한 것이다.

그 3개월 여간 회원들의 열망대로 대정부 투쟁을 위한 투쟁 조직체 구성, 투쟁 목표 설정, 대회원 학습과 대국민 설득을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노 회장은 보건의료노조, 민노총, 민주당의 노선인 의료민영화 반대, 원격의료 반대 주장을 대정부 투쟁 목표로 삼고, 관치의료 타파를 주장하면서도 역설적으로 당연지정제 유지, 건강보험 강화, 비급여 철폐 등을 주장했다.
이 주장들은 모두 진보 세력들의 주장과 같다.

때문에 노회장의 투쟁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게 된 것이다.

많은 이들이 지난 2012년 포괄수가제 강제 시행에 따른 반발로 야기된 파업이 정몽준 의원과의 미팅 한번으로 좌초된 뼈 아픈 기억을 데자뷰처럼 떠 올리며 이번 파업 투쟁도 같은 식의 출구 전략을 짜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

아니나 다를까.

마치 이번 파업의 책임이 청와대 있는 것처럼 만들어 배포한 보도 자료를 보면, 노환규 회장은 겉으로는 파업 강행을 주장하는 듯 하면서, 뒤로는 새누리당을 통해 청와대에 항복 문서와 별로 다를 것 같은 제안을 하고, 이로써 파업 투쟁을 종식 시킬 궁리를 한 것이다.

(형식은 새누리당이 중재안을 만들고, 그 안을 의협이 동의하여 청와대에 보낸 (사회복지 수석에게 "보고"했다고 표현) 것으로 되어 있으나, 이 중재안을 새누리당에서 일방적으로 만든 것이 아님은 당연하다.)

그 중재안이란 것에 따르면, 파업 철회를 조건으로 의협이 요구한 것은 고작, 다음의 세 가지이다.

  • 1) 원격의료 개정안은 국회 입법과정에서 시범사업 모형을 통해 유효성, 안정성, 적정 수가 등을 충분히 평가한다.
  • 2) 투자활성화대책 중 의료분야는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정한 규제 완화를 통한 보건의료서비스 산업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의사협회/치과의사협회/한의사협회/약사회/간호협회 등 보건의료단체가 참여하여 정부와 함께 추진한다.
  • 3) 건강보험제도의 합리적 운영과 과도한 의료제도 규제의 개선을 위해 대한의사협회가 제시한 의료제도협의안(대정부 요구사항) 및 의료발전협의회 논의사항을 조속히 실현하도록 하고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고, 제도 도입에 대한 검증을 통해 추진될 수 있도록 국회와 새누리당 차원에서 적극 협조한다.

즉, 원격의료는 시범사업 먼저 하자는 것이고, 의료영리화라며 그 난리를 치고 반대한 것은, 우리도 논의의 장에 좀 끼어 달라고 애원하는 것이고, 건보 개혁한다고 떠든 건, 지난 의정협의 논의 사항을 다시 끄집어 내서 다시 좀 봐 달라는 수준인 것이다.

이거 얻자고 목숨 걸고, 의료기관 업무 정지 각오하고 회원들을 사지로 내몰았던 건가?

게다가 이 내용은 노회장이 복지부 조작이라며 떠든 의정 협의 내용과 비교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왜 그 내용은 거짓이고, 자신이 뒷구멍으로 가져간 이 내용은 그리 중요한 것인가?

또, “대한의사협회가 제시한 의료제도협의안(대정부 요구사항)”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의협 제시안이라는 건, 노환규 형 만관제(만성질환관리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만관제는 노환규 회장이 회장 취임 직후, 회원의 반대가 없다면 추진하겠다고 공개한 바로 그 내용이다.

그 내용이란, 원격모니터링을 통한 질병관리를 말하는 것이며, 과거 그가 개인 사업으로 했던 (혹은 하려고 했던) 바로 그 모델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 자는 자기 사업을 위해, 10만 회원을 목숨을 걸고, 이를 얻어내기 위해 정부와 딜하려 했던 것이나 다름 없다.

물론 이것은 추정이고 의혹이므로, “대한의사협회가 제시한 의료제도협의안(대정부 요구사항)”가 무엇인지 공개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중요한 사실은 이것이다.

이런 식으로는 회원들의 열망과 불만을 잠재울 수는 없다는 것이다.
노환규는 이미 리더십을 상실했을 뿐 아니라, 도덕성과 자질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이런 자를 의협의 수장으로 두고는, 수렁에 빠진 의료계를 구할 수는 없다.

판단은 의사 각자의 몫이다.
물론 그 판단에 빠른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각자가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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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협 보도 자료 -

<의료제도 바로세우기를 위한 총파업 변함없다>
- 총파업으로 인한 국민 건강상 위해는 청와대에서 책임져야 할 것 -

□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는 의료제도 바로세우기를 위한 총파업 투쟁 돌입을 강행하기로 하였으며, 총파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국민 건강상의 위해는 청와대에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의협은 새누리당 국민건강특별위원회와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중재안을 마련하였고, 당정협의를 거쳐 최원영 수석에게까지 보고하였으나 최종적으로 청와대에서 중재안을 거부, 부득이하게 총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 의협은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수호하는 의료전문가 단체로서 국민의 건강에 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 총파업만은 피하고자 새누리당 국민건강특별위원회의 중재요청을 적극 검토하여 이
중재안에 대해 회원들의 민의를 물을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 당초 중재안을 가지고 새누리당 국민건강특별위원회가 금일(7일) 오후 2시 40분, 기자회견을 통해 성명서를 발표하면,
○ 의협은 금일(7일) 오후 6시부터 9일(일) 10시까지 긴급 설문조사에 돌입하여 중재안을 놓고 총파업을 철회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물을 계획이었다.

□ 의협 방상혁 투쟁위 간사는 “의료인으로서 총파업만은 어떻게든 피하고자 고심 끝에 새누리당 국민건강특별위원회의 중재요청을 적극 검토키로 하였으나, 이러한 의협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중재안을 거부하였다”며, “청와대는 총파업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건강상 위험이 발생할 경우 모든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의협은 예정대로 오는 3월 10일(월) 오전 9시를 기하여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진료인력을 제외하고 모든 전국 의사회원이 총 파업에 돌입한다.
○ 11~23일까지는 적정근무(주5일 주40시간 근무)를 실시하며,
○ 24~29일까지 6일간 전면파업에 돌입한다. 다만 총파업 투쟁중이라도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진료인력은 파업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 29일 이후의 투쟁계획은 향후 발표하며, 투쟁위원회는 결정된 투쟁방안을 투쟁상황실 등을 통해 회원들에게 신속히 전달할 계획이다.

□ 한편, 새누리당 국민건강특별위원회에서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에 제안한 중재안은 다음과 같다.
○ 첫째, 원격의료 개정안은 국회 입법과정에서 시범사업 모형을 통해 유효성, 안정성, 적정 수가 등을 충분히 평가한다.
○ 둘째, 투자활성화대책 중 의료분야는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정한 규제 완화를 통한 보건의료서비스 산업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의사협회/치과의사협회/한의사협회/약사회/간호협회 등 보건의료단체가 참여하여 정부와 함께 추진한다.
○ 셋째, 건강보험제도의 합리적 운영과 과도한 의료제도 규제의 개선을 위해 대한의사협회가 제시한 의료제도협의안(대정부 요구사항) 및 의료발전협의회 논의사항을 조속히 실현하도록 하고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고, 제도 도입에 대한 검증을 통해 추진될 수 있도록 국회와 새누리당 차원에서 적극 협조한다.
○ 넷째,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은 국가가 보호해야 할 최상의 가치임을 다시 한 번 공유하고, 대한의사협회는 3월 10일 진행하기로 했던 집단휴진을 철회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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