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좋은 병원에 환자를 못 가게 하냐고 발끈하는 사설






상급종합병원의 병상을 늘릴 때 복지부와 협의하도록 하고, 경증 환자 비율을 낮추도록하는 규칙을 복지부가 발표하자, 이에 발끈하며 '왜 좋은 병원에 환자가 몰리는 걸 막느냐'는 뉘앙스의 이 사설은 어이없다기 보다는 오히려 귀여운 구석이 있다.

이 사설대로라면 서울시내에 있는 상급종합병원, 대학병원은 '좋은 병원'이고 지방 중소병원, 동네의원은 '나쁜 병원'이다.

왜 이 사설이 귀엽다(?)고 하면, 우리나라 의료공급을 시장경제 하의 자유경쟁체제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사설의 필자 뿐 아니라, 대다수 국민들은 물론 의료서비스를 공급하는 의사들도 그런 착각 속에 살고 있다.

마치, 우리나라가 친절하고 친근한 우방들로 둘러쌓인 평화를 향유할 수 있는 국가라고 착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실상은 공산정권과 전쟁을 잠시 중단한 휴전 국가이며, 수 백 km의 전선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으며, 핵무기를 소유한 주적을 코 앞에 두고 있는 매우 위험한 국가이다.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건강보험제도를 핵심으로, 모든 의료기관을 마치 전쟁물자처럼 징집된 듯, 강제로 요양기관으로 지정하여, 정부가 정한 가격과 정부 기관의 심사와 적정성 평가를 받아야 하며 숱하게 많은 규제과 통제를 받도록 되어 있다.

정부의 규제와 허가와 통제와 정부가 정한 가격으로 의료기관을 운영할 때, 그렇게 하고서도 급여를 주고 경상비를 충당할 수 있어야 그게 정상적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건보 제도의 운영 시스템은 사회주의적, 관료주의적이고, 경쟁해서 살아남아야 하는 건 시장경제적이니, 이런 코메디 같은 아이러니가 있을 수 없다.

무엇이 좋은 병원이고, 무엇이 나쁜 병원일까?

남산에 가장 키가 큰 소나무는 단 한 그루이다.

누구나 다 최고의 시설, 최고의 수준을 가진 병원,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싶어한다.

남산에서 가장 키 큰 소나무가 한 그루이든 그런 병원, 의사는 단 하나, 단 한 명뿐이다.

모든 국민이 그 병원, 그 의사에게 진료받고자 한다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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