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에 관하여





영화나 드라마 제작의 가장 어려운 점의 하나는 흥미로운 소재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까지 만들어진 영화나 드라마 시나리오의 소재를 분류하면, 대략 40개 정도에 불과하다는 학설(학설입니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교과서에 나오는)이 있습니다.

해마다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화와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사실 따져 보면 40 가지에 불과하다는 것이지요. 그 40 가지란 이를테면, 애정, 전쟁, 복수, 음모, 성장 등등입니다.

그런데, 그 중에 가장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를 끄는 건 무얼까요?

"공주가 임신을 했다. 남자가 누구일까?"

이 문장에는 전통적 소설이나 영화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며, 가장 인기를 끄는 소재 3가지가 들어 있습니다.

바로 Royalty(왕족. 현대 사회에서는 재벌, 부자 등등), Love (사랑, 애정, 불륜) 그리고 Conspiracy (음모 혹은 미스테리, 스릴러) 입니다.

곰곰히 생각하면 최근 히트를 친 '별그대'나 그 외의 드라마 영화 모두 이 소재와 포맷에 맞아 떨어집니다.

이를테면 이렇게 섞는 것은 하나의 드라마 작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음모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소재 중 하나입니다.

음모는 관음적이고, 음모론을 통해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고, 비밀을 공유함으로써 연대감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현대 사회와 같이 고독한 사람들은 그래서 더욱이 음모론에 심취합니다.

음모는 또한 자신의 미숙함, 패배, 실수를 합리화시키기도 합니다. '내가 능력이 부족한게 아니라 나를 넘어뜨리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라고 말이지요.

또 남들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는 지적 우월감과 심지어는 '시건방'에 이르기까지, 음모는 어쩌면 인류에게 윤활유 같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페북을 보다보면, 정론지에서부터 전문지, 블로그, 페북의 포스팅 등등에서 음모론의 냄새가 납니다.

이유가 뭘까요?

바로 위에서 언급했던 것들, 관음, 카타르시스, 비밀 공유, 연대감, 고독, 미숙함, 패배와 실수, 합리화, 지적 우월감... 그리고 시건방이 그 원인입니다.

약간의 음모는 역시 좋은 포도주 한 잔, 혹은 윤활류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음모론에 매몰되거나, 음모론이 또 다른 음모론을 낳고, 또 낳고 하다보면, Fact와 Fake 를 구분하지 못하게 됩니다.

페북, 트위터와 같은 SNS, Blog는 얼치기 전문가를 양성합니다.

남들이 정리하고 만든 지식을 옮기다보면, 마치 그것이 나의 지식이고 나의 지혜인양 착각하게 됩니다.

ICT가 발전하면서 생겨난 부작용 중의 하나입니다.

음모에 휩쌓이지 말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Fact를 찾아내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그것이 정보화 시대의 지식인이 되기 위해 배워야 할 Chater 1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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