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2월 1일.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진 건 1967년의 일이다.

그러나 당시 환자의 비강 분비물에서 발견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병원성이 크지 않아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했다. 단지 흔히 감기를 일으키는 리노바이러스 외에 감기를 유발하는 새로운 바이러스 있다는 사실의 발견 정도였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관심을 끌게 된 건, 2003년 사스 사태 때였다.

사스 발생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가 가속화되어 몇 종의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발견되었지만 이 역시 위협적이 아니어서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2012년 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다시 코로나 바이러스가 주목을 받았고, 이번 우한폐렴 사태로 인류 모두에게 각인되게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가 집중되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우선, 연구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 4개의 속(genus)으로 구분했다.

각각의 속에는 많게는 수십 종류의 다른 염기 서열을 갖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속해 있는데, 이중 현재까지 인체를 감염할 수 있는 바이러스는 이번에 우한폐렴으로 발견된 2019-nCoV를 포함해 7 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 7종 중 2개는 알파 코로나 바이러스 속에 속하고, 5개는 베타 코로나 바이러스 속에 속한다.

베타 코로나 바이러스는 다시 β CoV A,B,C,D로 나뉘는데,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는 β CoV-B에,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는 β CoV-C에 속한다.

사스 바이러스는 인체 세포 표면의 ACE2(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 효소 단백질 수용체에 달라붙어 세포 안으로 침투한다. ACE2는 신장에서 분비된 안지오텐신 I 을 안지오텐신 I-9 로 바꾸거나 안지오텐신 II를 안지오텐신 I-7으로 바꾸는 촉매 역할을 한다.

안지오텐신은 혈압을 조절하고, 혈관저항을 유지하며, 체액과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는 매우 중요한 홀몬이며, ACE2 수용체는 심장과 콩팥 세포에 주로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인체 세포 표면에 있는 DPP4(Dipeptidyl peptidase-4) 효소 단백질 수용체에 달라붙어 세포 내로 침투한다. DPP4 수용체는 대부분의 세포 표면에 있으며, 면역을 조절하고, 세포 사멸에 관련한다. DPP4는 장내에서 분비되어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GLP-1과 GIP과 같은 인크레틴을 분해하기도 하여, DPP4 억제제는 당뇨약으로 사용된다. 메르스는 주로, 기도나 폐의 세포, 신장 세포에 있는 DPP4와 결합해 감염한다.

우한폐렴을 일으키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는 사스 바이러스와 같이 β CoV-B에 속하며, ACE2 수용체를 이용해 인체 세포로 침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우한폐렴 바이러스는 사스 바이러스와 매우 유사한 성격을 갖는 것으로 추측된다.

ACE2 수용체를 이용해 침투하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또 있다.

2004년 7개월된 소아의 분비물에서 발견된 HCoV-NL63 역시 ACE2 수용체를 이용하며, 상기도 감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5년 호주 사례에서는 HCoV-NL63 감염자의 81%가 폐렴 등 하부호흡기 감염을 일으켰고, 한 케이스는 ARDS로 사망하기도 해, 각기 다른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대개 상기도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낮은 대신 pandemic을 일으키고, 하기도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높은 대신 endemic 을 일으킨다.

사스는 8천명 감염에 대략 800 명이 사망해 치사율 10%를 보였으며 endemic 패턴을 보였다. 사스의 치사율이 낮은 편이 아니지만, 치사율 40%에 이르는 H7N9 나, 60%에 이른 H5N1, 21~38%에 이른 메르스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우한폐렴 바이러스 사망률은 대략 2% 초반대이다. 이 통계가 사실이라면, 아직 속단하기 이르지만, pandemic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연구자들이 추정하는 R0는 사스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급속도로 확진자가 늘어나는 점, 2% 대의 낮은 사망률을 보이는 점, 사스바이러스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인류는 인플루엔자의 2~3배 사망률을 보이는 전염병과 함께 살아야할지도 모른다. 한해 전세계에서 약 50만명이 인플루엔자로 사망한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인류를 위협하는 새로운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계속 더 출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20년 2월 1일




No comments

Theme images by fpm. Powered by Blogger.